KB·신한·하나·우리금융. / 사진=각사
KB·신한·하나·우리금융. / 사진=각사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이달 넷째 주부터 본격적인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 들어간다. 이번 주총에서는 최고경영자(CEO) 교체와 노조추천 사외이사 및 여성 사외이사 선임 등의 안건들이 다뤄질 예정이다.

20일 각 금융사에 따르면 오는 24일 신한금융지주를 시작으로 25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가 각각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4대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먼저 열리는 이번 신한금융 주총에는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보수 한도 승인 등이 안건으로 상정된다.

이중 현재 주목도 높은 부분은 새로운 여성 사외이사 선임이다. 앞서 지난 3일 신한금융은 이사회를 열어 재일교포 출신 김조설 오사카상업대학 경제학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신규 선임 추천했다. 이에 기존 윤재원 사외이사를 포함 여성 사외이사가 2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밖에 9년의 임기를 채운 최경록 사외이사를 제외하고 신한금융은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박안순·변양호·성재호·윤재원·이윤재·진현덕·허용학 사외이사에 대해서는 모두 재선임하기로 했다.

우리금융도 성 다양성 제고를 위해 이번 주총을 거쳐 지주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여성 사외이사를 합류시킬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법무법인 세종의 송수영 변호사를 임기 2년의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또한 노성태·박상용·정찬형·장동우 등 기존 사외이사 4명은 임기 1년의 사외이사 후보로 재추천했다.

이번 KB금융 주총의 뜨거운 감자는 민간금융사 최초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성공 여부다. 이번 주총에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인물은 최재홍 강릉원주대학교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와 김영수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 등 2명이다.

이중 최재홍 후보는 사측에서 추천한 인물인 반면 김영수 후보는 KB금융 노조 측에서 주주제안을 통해 추천한 인물이다. KB금융 노조의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시도는 2017년 이후 5번째로, 그동안은 주총에서 주주들에게 과반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하거나 자진철회 등의 사유로 번번히 불발됐다.

하나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함영주 부회장의 회장 선임이 최종 결정된다. 지난 2012년부터 하나금융을 이끌어 온 김정태 회장의 퇴임이 결정되면서 하나금융은 10년 만에 그룹 CEO 교체를 앞둔 상황이다.

다만 주총을 코앞에 두고 함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부각된 점이 변수다. 앞서 지난 11일 채용비리 혐의 관련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사법 리스크 부담을 다소 덜어내는 듯 보였으나, 한숨 돌릴 새도 없이 14일 열린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행정소송 1심에선 패소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020년 3월 함 부회장에게 대규모 원금 손실로 논란을 빚은 DLF 불완전판매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문책경고 처분을 내린 바 있다. 문책경고는 향후 3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는 중징계에 해당한다.

이에 불복해 함 부회장은 같은 해 6월 문책경고 등의 징계를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최근 법원이 금융당국의 중징계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결 내린 것이다.

이번 징계 처분 취소소송 패소 판결에도 하나금융은 함 부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예정대로 상정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징계처분 효력을 임시로 멈춰두도록 한 집행정지 결정 효력이 1심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까지인 만큼 이번 패소 판결에도 이달 25일 주총을 거쳐 함 부회장이 회장직을 수행하는 데는 제약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하나금융 측의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