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심사위원 김진
사진=심사위원 김진

예년에 비해 많은 응모작이 접수되어 반가웠다. 시니어들의 동화에 대한 열정과 관심이 뜨겁다는 것이 느껴졌다. 누군가는 늦은 나이라고 말하겠지만, 문학에는 나이가 없다. 오히려 나이가 유리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연륜에서 오는 삶의 깊이가 그것이다. 하지만 때때로 그것은 독이 되기도 한다. 드러내놓고 교훈을 주려 하거나, 회상에 젖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응모작 중에는 그런 독에 갇힌 작품들이 다수 눈에 띄고, 새로운 형식이나 제재를 시도하는 작품은 드물어 아쉬웠다. 그럼에도 몇몇 작품들은 빛나는 동화 감각을 선보여 손쉽게 당선작들을 뽑을 수 있었다.

박기태 씨의 <진달래 꽃전>은 눙치고 어르는 솜씨가 뛰어나다. 단번에 현실에서 판타지를 넘나든다. 자연스레 이야기에 녹아들어 주인공이 진짜 호랑이를 만났다고 믿게 한다.  

양정윤 님의 <기막힌 동거>는 치매임에도 자신에 대해 지극한 사랑을 보여주는 할아버지와 그 마음을 알게 된 주인공의 심리 변화를 다루었다. 흔한 소재임에도 흔하지 않게 보여준다.

채소덕 님의 <뽀와로 강아지 탐정 사무소>는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는 과정을 통해 현대인의 소외를 보여준다. 무거운 소재를 동화적인 시선으로 잘 풀어냈다. 문장이 좀 더 정제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정애정 님의 <꿈별>은 혼자 돋보이고 싶은 주인공이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과정을 잔잔하게 그렸다. 별과 행성, 혜성을 의인화해 주제를 드러냈는데, 동화적 은유가 자연스럽다.

방은미 님의 <얘들아, 졸업 축하해>는 카퍼레이드 졸업식을 앞둔 조손 가정의 주인공이 현실의 갈등을 극복하고 당당해지는 과정을 그렸다. 주인공의 심리 변화와 성장을 무리 없이 그려냈다.        
응모하신 분과 당선되신 분 모두의 문운을 빈다.

 

[심사위원 아동문학가 김진]

200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우리 동네 마루」로 당선되었다.
2013년 「강물을 거슬러 오른 고래 한 마리」로 제3회 열린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책으로 『럭키 파트라슈』, 『외뿔 고래의 슬픈 노래』, 『그림을 그리는 신비한 어둠 상자』 외 여러 권과 그림동화 『범 내려온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