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케이뱅크
사진제공=케이뱅크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그동안 일반 시중은행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기업대출 시장에 속속 도전장을 내고 있다.

가계대출 중심으로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인터넷은행들이 올해 개인사업자대출 상품 출시를 시작으로 기업대출 시장에 본격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한정된 시장 내 은행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다음달 비대면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케이뱅크는 지난 18일 신보중앙회와 개인사업자 대출 출시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100% 비대면으로 개인사업자에 대한 평가 및 대출 신청부터 입금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통합전자보증시스템 및 비대면 보증 시스템 구축·운영에 양측이 적극 협력키로 한 것이다.

해당 협약은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 출시를 위한 마무리 단계로, 케이뱅크는 시스템 작업을 완료하는 데로 테스트 절차를 거쳐 내달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케이뱅크가 개인사업자 대출을 출시하게 되면 인터넷은행 중 기업대출 시장에 진입한 곳은 토스뱅크까지 모두 두 곳으로 늘게 된다.

토스뱅크는 앞서 지난달 14일 인터넷은행 최초로 개인사업자 대출을 선보인 바 있다.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100% 비대면, 무보증·무담보 상품으로, 토스뱅크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신용평가모형은 소상공인에 특화된 심사기준을 반영해 개인의 신용에 따라 고객 맞춤형 한도와 금리를 산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최저 금리는 연 3% 초중반(변동금리)이며 최대 한도는 1억원이다.

영업장을 비우고 은행에 가기 힘든 개인사업자들이 많이 찾으면서 토스뱅크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은 출시 이후 한 달 만에 대출 규모가 1160억원을 넘어섰다.

현재 다른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도 하반기 개인사업자 전용 대출 상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어 연내 인터넷은행 3사 모두 연내 기업대출 시장 진입을 완료하게 될 전망이다.

인터넷은행들은 올해 개인사업자 대상 대출 상품 취급을 시작하고 향후 단계적으로 중소기업 대출 영역으로까지 보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인터넷은행들이 그동안 전통 시중은행의 ‘텃밭’으로만 여겨지던 기업대출 시장을 본격 겨냥하고 나선 배경에는 기존 가계중심 신용대출 상품에 국한된 여신 포트폴리오로는 성장의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이 자리잡고 있다.

여신·수신 등 금융상품 포트폴리오를 점차 다각화해 공격적인 영업으로 수익성 및 성장성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에도 적잖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와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올해 2월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은 3개월 연속 감소한 반면에 기업대출은 역대 두 번째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규제 강화로 가계대출을 늘리기 어려워진 시중은행들 역시 올해는 기업대출 시장에서 답을 찾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은행과 시중은행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예년과 달리 연초임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 시장이 위축되면서 은행들이 일제히 기업대출 영업에 적극적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인터넷은행까지 새롭게 진출하는 만큼 은행들의 기업대출 경쟁이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