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싸이월드 모바일 앱 화면 갈무리
사진출처=싸이월드 모바일 앱 화면 갈무리

토종 SNS로 유명세를 떨쳤던 싸이월드가 2년 6개월 만에 정식 서비스를 재개했다. 출시 직후 양대 앱마켓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하며 화려한 신고식을 알렸지만, 이면에는 대다수 기능이 미구현된 '미완성 앱'이라는 오명에 휩싸이며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운영사인 싸이월드제트에 따르면 싸이월드는 지난 2일 정오 구글플레이·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싸이월드 앱을 출시했다. 

이번 버전은 과거 PC에서만 이용하던 플랫폼을 확장해 모바일 환경에서 싸이월드를 구현하는 데 있다. 앞서 개발사(에프엑스기어) 측에서도 모바일 버전의 미니홈피 기능 도입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고 밝힌 바 있다.

추억 속의 SNS가 재현된다는 소식에 이용자도 대거 몰렸다. 실제로 트래픽이 급증해 싸이월드 실명인증과 설치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면서 다수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싸이월드앱은 출시 바로 다음날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이용자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이를 증명하듯 앱 평점은 2점대에 그치고 있다. 정식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미구현된 기능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이용 가능한 서비스는 도토리 충전 기능과 BGM 서비스, 방명록 달기로 제한돼 있다.  

실제로 앱에 접속해 확인해 본 결과, 다이어리에 글을 남기거나 미니홈피 꾸미기, 파도타기, 일촌(친구맺기)신청 등 대다수 기능들의 이용이 불가했다. 

특히 과거 추억을 회상할 것으로 관심을 모았던 사진첩 서비스는 클릭 시, '복원된 사진 업로드 중'이라며 '조만간 기다려달라'는 안내 문구만 나올 뿐이다.

앞서 싸이월드제트 측은 사진 170억 장, 동영상 1억 6000만 개를 복원하는 작업을 마쳤다고 밝힌 바 있다. 

이용자들은 책임없는 운영사의 태도에 공분하고 있다. 정식 오픈에 문제없다고 자신했던 것과 달리 허점들이 속속 노출되며 향후 서비스 운영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는 중이다. 

이용자들은 "사진 한 장도 없고 일촌들도 반 이상이 사라졌다. 업로드를 얼마나 기다려야 되는지 공지도 없다", "오픈하고 할 수 있는 게 전혀 없다. 무리하게 출시하느니 (기능들을) 다 갖추고 왔어야 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와 관련해 싸이월드제트는 "2015년 1월1일 이전 고객들의 경우는, 복원된 사진을 사진첩으로 업로드하고 있다. 이달 중 완전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로그인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에 대해서는 "처음으로 실제 DB를 앱에 적용하다 보니 예상치 못한 작은 오류들이 있었다. 주말이 지나면 이에 대한 수정 및 보완도 완전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향후 정상적인 서비스 구현에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싸이월드제트는 당초 싸이월드 오픈을 지난해 12월로 예정했으나 앱 심사 지연과 보안상의 이유로 10차례에 걸쳐 앱 출시를 미룬 전례가 있다. 아울러 모바일과 동시 오픈하겠다던 웹(PC) 버전 출시 약속도 아직까지 지키지 못한 상황이다.

한편 싸이월드는 2001년 '미니홈피'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2009년 일촌 건수 10억건, 회원수 3200만명을 돌파하며 토종 SNS로 사랑받았다. 특히 '도토리', '일촌 맺기' 등 특화 서비스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2010년대 들어서 싸이월드는 모바일 환경에 대응하지 못해 쇠락의 길을 걸었다. 이후 2019년 10월 서비스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