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신문 호남본부장 김영수
글로벌경제신문 호남본부장 김영수

‘86그룹’ 김영춘, 최재성이 떠났다. 김영춘 전 해수부 장관과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86 운동권 그룹’의 중량급 인사들이 최근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송영길 전 대표와 우상호 의원도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당시 586용퇴론에 힘이 실리는 듯했다.

20대 대선 전후로 ‘586(50대, 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그룹’의 용퇴론이 나왔지만, 지금은 용두사미에 그치는 모양새다. 그런데 6.1지방선거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20대 대선 패배의 후유증이 아직도 남아 있다.

대선 실패와 부동산정책 실패, 인사검증 실패 등 책임이 있는 청와대 고위직 인사들은 이번 지방선거 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목소리가 나온다. 노영민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의 충북지사 출마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키워준 당사자가 감히 출마하느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나 문재인 정부 당시 요직을 맡았던 강기정·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당연히 비판이 제기된 인사들이다. 강 전 수석은 지난 2020년 8월에 6·17, 7·10 부동산 정책 실패와 청와대 참모의 다주택 논란 과정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친문’ 인사로 최 전 정무수석은 정계를 떠났고, 강 전 정무수석은 광주광역시장 선거에 출마한 상태다. 최 전 수석은 무한 책임을 졌고, 강 전 수석은 이용섭 현 광주시장과 리턴매치를 벼르고 있어 두 수석의 행보가 너무나 대조적이다.

강 전 수석은 청와대 국정운영 경험을 내세우면서 ‘정무적 리더십이 강점이다’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정책 실패 등 오명을 남기고 정무수석에서 물러나 정무적 리더십은 이미 큰 상처를 입었다. 이런 ‘정무적 리더십’이 인정받을지 의문이다.

정무적 리더십은 오만과 독선을 버리고 희생과 헌신, 솔선수범을 먼저 보여야 인정받을 수 있다. ‘정무적 리더십’이 아닌 ‘정무’ 감각부터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강 전 수석은 ‘586 용퇴론’과 ‘부동산 실패’ 등 여론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때문에 개인의 영달보다는 ‘대선 호남특보단장’으로서 촛불정부 5년만에 정권을 넘겨줘 진정성이 담긴 사과와 책임있는 행동이 아쉽다.

무엇보다도 광주의 대표적 ‘586그룹’인 강 전 수석은 그동안 민주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광주에서 국회의원 3선과 청와대 정무수석 등을 지내 사실상 특권을 누린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광주시장 선거에 나선 것은 ‘지역 기득권층’으로 낙인찍혀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혹여 ‘용퇴’의 결단을 기대하는 건 지나친 무리일까.

오는 5월 10일. 새로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 여야가 바뀐다. 새정부의 초대 내각 면면을 보면 광주전남 출신이 없어 지역 인사가 홀대받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만약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앞으로 국정과제 반영과 국비 확보 등 어려움에 처하게 될지 모른다.

그래서 이번 지방선거는 매우 중요하다. 폭력과 강성 이미지가 강하고, 여야가 바뀌는 상황에서 허울뿐인 ‘정무적 리더십’으로는 한계다. 지금은 여야를 아우르는 폭넓은 중앙인맥과 풍부한 행정경험을 갖춰 중단없는 광주발전을 위해 노련하고 검증된 일 잘하는 광주시장이 가장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