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한시적으로 허용한 비대면 진료 합법화를 위한 법제화가 추진되고있다. 지난 22년간 의료계, 시민단체 등의 반발에 부딪혀 매번 무산되었던 ‘원격의료 규제 완화’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닥터나우(장지호 대표)가 18일 주최해 제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박수영 기조과 인수위원과 장예찬 청년소통TF단장,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 고형우 과장이 참여한 '비대면 진료 혁신 스타트업 간담회' 참석을  계기로  비대면원격진료를 긴급진단해 본다.

◆의료법으로 금지한 비대면 진료 코로나에 탄생했는데 코로나 후 다시 없어지나?

현행 의료법은 전화와 화상으로 의사가 환자를 비대면 진료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대면진료가 어려워지면서 정부가 현재 코로나19 환자 비대면 진료를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2020년 2월부터 전화 상담 및 처방을 임시로 허용하면서 분위가 달라졌다.

서비스가 허용되자 원격 진료는 빠르게 확산됐다. 의사와 통화나 화상으로 진료를 받으면 환자가 있는 동네 약국으로 처방전이 가고 택배 업체를 통해 약이 문 앞에 배달되는 시스템이었다. 의료 소비자들의 반응은 좋았다.

이에 원격 의료와 디지털 헬스케어가 결합된 원격 의료 플랫폼이 닥터나우,올라케어, 똑닥,라이프시맨틱스 등 30여 개 달하며 스타트업을 거쳐 지난해 말부터 오미크론 변이가 번지면서  본격적으로 성장궤도에 오르면서 원격 진료는 더 활발해졌다. 

실제로 원격 진료 플랫폼 닥터나우 한 곳에서만 지난 3월까지 400만 명(누적)이 원격 진료를 받았다. 닥터나우와 제휴한 의료 기관도 지난 1월 360곳에서 3월 900곳으로 늘었다.

또한, ㈜블루앤트가 운영하는 비대면 진료 & 약 배송 플랫폼 올라케어는 지난 15일 작년 8월 올라케어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8개월 간의 올라케어 누적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하루 평균 진료 건수가 작년 대비 2481% 늘었다.

‘똑닥’을 운영하는 비브로스(대표 송용범)는  2021년 모바일 결제 서비스와 키오스크를 통한 비대면 진료비 결제 건수가 214만 건을 기록해 전년 대비 2.5배 가량 증가했다. 특히 지난 4분기에는 똑닥 비대면 진료비 결제 서비스를 모두 사용하는 병원의 경우 하루 33건 이상의 진료비 결제 업무를 자동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프시맨틱스가 운영하는 원격 진료 플랫폼 닥터콜은 이용자 수가 한 달 만에 70%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원격의료 플랫폼이  코로나19로 제도권내에서 임시로 실현 가능했으나 거리두기 해제 등 코로나19로 확진세가 감소하면 사라질 수도 있는 기로에 놓이게 된다.

장지호 닥터나우 대표 회사소개/출처=닥터나우
장지호 닥터나우 대표 회사소개/출처=닥터나우

 

◆닥터나우 주최 비대면원격진료 간담회 참석..문제점과 해결책 긴급진단

이러한 대세를 인식한 새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대의에 비대면 진료 규제 완화에 적극적이다. 인수위는 비대면 진료 허용을 국정과제에 포함할 방침이다.

비대면 원격진료는 G7국가 전체와 OECD 37개국 중 32개국이 허용하고 있다. 그러한 도입 배경으로는 고혈압, 당뇨병,알레르기 등 만성질환자가 5분간의 의사 진료 후 처방전을 받아 약을 수령하는데 오가는 시간은 서울 등 대도시에서는 1시간 이상이 소비되어 환자의 편의성 차원에서 권장할만 하다.

또 거동이 불편하고 운송 수단의 교통 편의 시설이 부재한 노년층의 경우 병원을 오가며 진료대기 시간까지 2시간 정도 걸리기에 비대면 원격 진료가 더 더욱 필요한다.

마지막으로 산간, 섬 등 오지의 환자들에게 의료 혜택의 접근성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의사와 약사들의 반발과 원격의료 서비스 제공에 추가되는 비용이다.

이를 반영한듯이 의료계와 약사업계는 “원격 의료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주장과 “국민 건강과 생명에 앞서 산업적인 측면만 강조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로 허용된 현재의 비대면원격진료의 경우에는 30%의 진료비가 더 부가되며 이를 건강보험공단에서 임시로 지불하고 있다. 하지만 비대면원격진료가 법제화되어 제도권에서 실현되면 그러한 30% 중 9%을 환자 본인이 지불해야 된다. 

시대적 대세이고 코로나19로 현실화된 비대면 원격의료진료 플랫폼을 개발해 제공하는 스타트업 회사들의 청년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비용이 문제이다.

의사들도 비대면 원격의료진료를 병행하게되면 처방전 배송 등의 부가 서비스가 증가해 인력과 시간을 더 들겠지만 이를 보전할 수 있도록 30%가 증가된 진료비가 병원 수익으로 보전된다면 코로나19로 모처럼 긍정적인 자세로 돌아선 비대면 원격의료진료 서비스에 반대만을 하지 않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초진의 경우 대면 또는 비대면으로 할지도 논란의 소지가 있으며 원격진료용 처방전 발급의 시한도 무제한으로 해야하는지 아니면 지금처럼 거동이 불편한 노인에게 3번에 1번은 병원에서 대면진료후 처방하는 제도를 병행할 지도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예를 들어 의료계에선 재진 환자에게만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대면으로 초진을 한 뒤 비대면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환자에게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자는 것이다. 헬스케어 서비스업계는 초진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는 “원격의료는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게 핵심”이라며 “밤 10시에 갑자기 열이 났을 때 원래 다니던 병원이 문을 닫아 진료를 받을 수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라고 강조했다.

또한, 비대면 진료에 대해선 정부와 의료계가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뤘지만, 약 배송은 여전히 갈등이 첨예하다. 대한약사회는 불법 약 유통 조장 등을 내세워 비대면 처방과 약 배송에 대해 ‘절대 불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업계에선 약 배송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올라케어를 운영하는 김성현 블루앤트 대표는 “약 배송이 허용되지 않으면 비대면 진료를 받더라도 근처 약국에 처방받은 약이 없어 멀리서 약을 받아와야 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며 “비대면 진료가 제공하는 효용이 뚝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2014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한국건강증진개발원 등이 원격 의료 시범 사업에 나서자 대한의사협회가 원격 의료를 반대하며 주도한 집단 휴진의 주된 이유인 “비대면 진료가 확산되면 오진 가능성이 있고 의료 사고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며 “한국 의료계의 고질적 문제인 대형 병원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한 합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객관적인 데이터 제시와 협의가 필요 조건이다.

이번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가 호소한 비대면원격진료 플랫폼 개발과 실현을 위해 지금까지 함께한 70여 명의 직원들의 미래뿐만 아니라 대세로 자리잡은 비대면원격진료의 계속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혜와 협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