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암호화폐 루나가 99%가 넘게 급락하면서 전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하는 등 이로인해 연일 하락세를 보이던 비트코인 가격이 3900만원대에서 멈춰서면서 충격을 흡수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15일 오후 2시 50분 기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1비트코인 가격은 3955만9000원으로, 24시간 전보다 0.13% 상승했다.

동시간 빗썸에서도 0.68% 상승한 3948만5000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달 11일 추락하며 아홉달 만에 처음으로 4000만원대 밑으로 떨어졌으며, 루나·테라 급락 사태가 가시화한 이달 12일에는 3700만원(업비트 기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루나와 테라는 애플 엔지니어 출신인 30살 권도형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가 발행하는 가상화폐로, 테라USD(UST)는 코인 한 개당 가치가 1달러에 고정(페깅)되도록 설계됐다. 한때 시가총액 10위권 내에 들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UST 시세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지며 자매 코인인 루나가 크게 떨어지고, 이에 UST가 또 하락하는 악순환인 '죽음의 소용돌이' 현상에 말려들었다.

스테이블 코인 테라(UST)는 1달러 가치를 담보해주는 자산 대부분 루나다. 암호화폐의 가치를 보장하는 담보물이 암호화폐인 것이다.

2주 전까지만 해도 국내외에서 10만원대에 거래됐던 루나는 99% 이상 폭락하며 13일 한때 1원까지 하락했다. 이에 업비트, 고팍스, 빗썸 등 국내 거래소와 일부 해외 거래소는 루나를 상장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폭락 사태는 루나를 담보로 한 UST의 페깅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 시스템에 따르면 UST 시세가 1달러 밑으로 하락했을 때 루나로 UST를 매입해 유통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UST의 가격을 재차 상승시킨다. UST 가격이 하락하면 루나의 통화량이 증가하는 구조다. 결국 UST 가격이 내려가 루나의 발행량이 증가하면 루나의 가격도 하락할 수 밖에 없다.

코빗리서치센터 리포트에 따르면 이달 7일 UST 매도 물량이 대거 들어오며 가치가 1달러 밑으로 하락하는 디페깅 현상이 나타났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 루나가 대규모 유통됐는데, 통화량 증가에 따른 가격 급락이 일어났고, 이에 연동된 UST 가격도 하락했던 것이다.

가상화폐 시장의 충격이 주식시장으로까지 전파되면서 이달 12일 코스피는 1.63% 내린 1,550.08에 장을 마감, 종가 기준 2020년 11월 중순 이후 1년 반 만의 최저 수준을 나타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