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폼랩스 권도형 최고경영자(CEO)./사진=야후파이낸스 유튜브 동영상 캡처, 연합뉴스
테라폼랩스 권도형 최고경영자(CEO)./사진=야후파이낸스 유튜브 동영상 캡처, 연합뉴스

가격 폭락으로 사실상 '휴지조각'이 된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UST) 개발자 겸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가 제안한 '테라 부활' 계획에 적(赤)신호가 들어왔다. 

투자자 대다수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연합뉴스는 가상화폐 전문매체 더블록(The Block, 17일자)을 인용, 이번 폭락 사태를 야기한 권도형 CEO가 '테라 부활'을 위해 다른 블록체인을 만들겠다는 제안에 90%에 넘게 반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18일 보도했다. 

테라 블록체인 프로토콜 토론방인 '테라 리서치 포럼'에 한 회원이 올린 예비 찬반 투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서부 시간 기준 낮 12시 20분 현재 전체 투표자 3800여 명 중 91%가 권 대표 제안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 로고[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 로고[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 UST가 작동 불능 상태에 빠진 가운데 '하드포크'(Hard Fork)를 통해 스테이블 코인이 없는 새 블록체인을 만들자는 것이 권 CEO 제안의 핵심이다. 하드포크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가상화폐에서 새 화폐가 갈라져 나오는 과정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 블록체인은 '테라 클래식'과 '토큰 루나 클래식'이 되고, 새 체인은 '테라'와 '토큰 루나'가 된다.

그러나, 더블록은 사전 찬반투표 진행 상황을 인용해 "권 CEO의 포크 제안에 테라 커뮤니티가 단호히 반대하는 것 같다"며 "대부분의 반응은 '아무도 포크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산 가상화폐 테라USD(UST)를 만든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최고경영자(CEO)[블룸버그 통신 캡처]
한국산 가상화폐 테라USD(UST)를 만든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최고경영자(CEO)[블룸버그 통신 캡처]

이번 찬반 투표는 테라 블록체인 포크 여부를 공식 결정하는 거버넌스 투표와는 상관이 없지만, 테라 커뮤니티가 어느 쪽으로 기울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더블록은 전했다.

다만, 권 대표 제안을 지지하는 회원들도 있고, 테라폼랩스와 루나를 보유한 큰 손들의 움직임이 변수가 될 수 있어 최종 투표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권 CEO는 18일부터 일주일간 거버넌스 투표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과반수 동의를 얻으면 포크 제안은 통과된다.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 거래 일시 중단[테라USD 홈페이지 동영상 캡처. 연합뉴스]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 거래 일시 중단[테라USD 홈페이지 동영상 캡처. 연합뉴스]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현재 루나 가격은 0.0002달러다. 1달러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UST는 8센트다.

코인데스크는 권 CEO 제안 이후 투자자들이 루나를 팔아 지난 24시간 동안 그 가치가 25%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코인거래소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에 이어 미국 헤지펀드 업계 거물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도 루나, UST 폭락 사태와 관련한 비판에 가세했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애크먼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루나와 UST는) 가상화폐의 피라미드(다단계 사기) 버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20% 수익을 약속받았지만, 이는 새로운 투자자들의 수요에 의해서만 뒷받침된다"며 "(루나, UST 모델에는) 근본적인 비즈니스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루나 계획은 전체 가상화폐 생태계를 위협한다"며 "가상화폐 업계는 기본 비즈니스 모델이 없는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자체적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