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사태' 가상화폐시장에 이번엔 내부자거래 논란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일부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상장 시기와 관련한 내부 정보를 이용해 큰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나 가뜩이나 폭락장인 암호화폐 시장에서 거센 논란이 우려된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한 가상화폐 지갑(wallet)은 지난해 8월 6일 내내 '그노시스'(Gnosis)라는 가상화폐를 36만달러(4억6000만원)어치나 집중매수했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바로 다음날이자 7일째 되던 날 그노시스의 상장을 블로그를 통해 공식 발표했다. 

통상적으로 가상화폐 상장은 유동성 공급과 정당성 담보(stamp of lieitimacy)를 통해 거래가격 상승을 유도한다. 

그노시스도 상장 후 한 시간 만에 개당 가격이 300달러에서 410달러로 치솟았다. 상장 첫날 그노시스의 가격은 직전 7일 평균가 대비 7배나 폭등했다. 

바이낸스의 상장 발표 4분 만에 이 지갑은 매도를 시작해 4시간 만에 모두 50만달러(6억4000만원)어치를 내다팔았다. 이에 따라 이 지갑은 매수 시작 후 불과 1주일 만에 40%가량의 수익율을 기록했다고 직원들의 거래를 관리하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전문업체 어거스(Argus Inc.)가 밝혔다. 

이 지갑은 적어도 3개의 다른 가상화폐도 상장 직전 매수와 상장 직후 매각이라는 유사 패튼를 보였다고 아거스는 설명했다. 

현재 가상화폐의 생태계는 최근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UST) 폭락사태 이후 유사한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들의 잇단 폭락으로 이어지는 실정이다.

어거스는 그노시스가 지난해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코인베이스, 바이낸스 그리고 FTX 상장 발표 직후 매입한 1730만달러(220억원) 어치의 내부거래 의심 코인 46개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이들은 상장 직후 코인을 매도 170만달러(21억6000만원)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어거스는 이는 블록체인 시장에서 확인이 가능한 차익으로 실제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된 지갑이 누구 소유인지는 공개자료를 통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바이낸스와 FTX는 아거스의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직원 등 내부자들의 거래를 금지하는 규정(compliance)을 위반한 일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코인베이스는 WSJ에 공정성 보장을 위해 유사 분석(similar analyses)을 수행 중이라고 전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코인베이스 내부의 누군가가 고의로든 아니든 불법 거래에 관여하는 외부인들에게 정보를 흘릴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폴 그러월 코인베이스 준법감시인도 내부거래 방지와 함께 잡음 소지를 없애는 여러 가지 조치를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가상화폐 산업의 내부자 거래를 처벌한 사례가 거의 없어 실제 처벌로 연결될지는 불투명하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라고 WSJ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