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협의회 참석한 이창용 총재/출처=연합뉴스
금융협의회 참석한 이창용 총재/출처=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국내 시중은행장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 결정한 배경을 직접 설명하고, 참석자들과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등에 따른 주요 금융·경제 현안에 대해 함께 논의했다.

30일 한은에 따르면 이창용 총재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약 7시 30분까지 서울 은행회관에서 취임 이후 첫 번째 '금융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날 협의회에는 김광수 전국은행연합회장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수출입·한국씨티·SC제일·SH수협 등 9개 은행장이 참석했다.

지난주말 국무조정실장 직에 대한 고사 입장을 밝힌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은 회의 직전에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6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5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종전 연 1.50%에서 1.75%로 0.25%p 인상한 바 있다.  이는 4월에 이은 추가 기준금리 인상 결정으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2개월 연속으로 인상한 건 지난 2007년 7~8월 이후 약 1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 총재 취임 이후 첫 금융협의회였던만큼 상견례를 겸해 개인 일상 이야기도 오갔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전통적으로 한은 총재와 은행장들이 참석하는 '금융협의회'는 분기 또는 반기마다 조찬 간담회 형태로 열렸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터지면서 2019년 11월 이후 명맥이 끊어졌다.

이날 회의로 일단 2년 6개월 만에 금융협의회가 부활했다는 의미가 있지만, 크게 바뀐 협의회 대상이나 형식도 눈길을 끌었다. 

협의회에 앞서 한 한은 관계자는 "총재가 직접 통화정책 결정 배경을 은행권에 설명하고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의사를 뚜렷하게 밝혔다"고 전했다.

참석 대상 범위도 이전 금융협의회와 달리 시중 은행장들 이외에 은행연합회장으로까지 넓어졌다.

이런 행보는 '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해온 이 총재가 소신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앞서 지난달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도 '한은이 반성할 점'과 관련해 "내부 역량은 많은데 외부 소통이 소극적이었던 것 같다"며 "외부와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아서 그 부분을 개선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도 이 총재는 비교적 쉽고 뜻이 명확한 구어체로 통화정책방향 결정 배경 등을 설명해 추가 금리 인상 폭 등에 대한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