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모형[로이터=연합뉴스]
비트코인 모형[로이터=연합뉴스]

'악재행진'에 가상화폐의 추락세가 가파르다.

'대장 종목'인 비트코인의 가격은 18일(현지시간) 2만달러선 아래로 추락하기 시작, 1만9000달러(2460만원)선을 깼다. 이어 19일 오전 9시 현재 1만8948 달러(2453만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18일 한때 전날보다 15% 떨어진 1만7599달러(2280만원)까지 추락했다고 블룸버그 통신과 코인데스크가 보도했다. 

이는 지난 지난 2020년 이후 18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은 12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비트코인 시세[코인데스크 캡처. 연합뉴스]
비트코인 시세[코인데스크 캡처. 연합뉴스]

또 2위인 이더리움도 1000달러선을 깨고 전날보다 19% 떨어진 881달러(114만원)에 거래가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1월 이후 최저가다. 

이에 따라 가상화폐를 선도해온 두 종목은 작년 11월 역대 최고가와 비교하면 70% 넘게 가치가 하락한 셈이라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암호화폐 장외거래와 담보대출업 분야에서 1위인 제네시스 트레이딩의 시장 동향 책임자인 노엘 애치슨은 투매 급증과 이에 따른 부정적인 심리가 악순환을 거듭하면서 가격 추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폴란드 바르샤바의 가상화폐 거래소에 붙은 비트코인 로고[블룸버그 캡처]
폴란드 바르샤바의 가상화폐 거래소에 붙은 비트코인 로고[블룸버그 캡처]

가상화폐 전문업체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투매 규모는 모두 4억3550만달러(5640억원)로 집계됐다. 

블룸버그는 통화 긴축과 금리 인상, 물가 상승 압력 등으로 가상화폐 시장이 스트레스를 심화시켜 가격 폭락을 가져오고 있다고 풀이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비트코인이 2017년 강세장(bull cycle) 사이클 당시 최고점인 1만9511달러를 뚫고 내려왔다면서 약 12년의 거래 역사를 통틀어 전 강세장의 꼭짓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가상화폐 리플, 비트코인,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모형들[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가상화폐 리플, 비트코인,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모형들[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소속 가상화폐 전문가인 알렉시 샤 전력가도 "투자자들은 유동성이 주도한 작년 강세장 이후 계속 방어적인 입장을 취해왔다"며 "고통스럽겠지만 거품을 걷어내 건전한 로드맵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가상화폐들도 일제히 추락했다. 카르다노, 솔라나, 도지코인, 폴카닷 등 알트코인은 24시간 전과 비교해 8∼12% 폭락했다.

보유자의 익명성과 개인정보 보호를 특징으로 하는 프라이버시 코인 모네로, 지캐시 등은 11% 넘게 추락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2만 달러 붕괴 이후 심리적 저지선이 무너지자 공포감에 투매 물량이 쏟아지면서 가상화폐 가격은 자유 낙하하는 분위기다.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 로고[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 로고[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풀렸던 유동성 거품이 꺼지면서 비트코인이 1만 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털의 제이 햇필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만 달러는 중요한 기술적 저지선이었고, 이것이 무너지면서 더 많은 마진콜과 강제청산을 초래해 올해 1만 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불황을 경고하는 거시경제 환경과 더불어 가상화폐 시장에 악재가 잇따르며 이번 코인 붕괴가 촉발됐다고 진단했다.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에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되살아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크게 약해지자 가상화폐 시장이 타격을 받고 있다. 13일 오전 9시 15분 기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1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0.65% 오른 3494만5000 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전날까지 5%대의 급락세를 보였다[연합뉴스]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에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되살아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크게 약해지자 가상화폐 시장이 타격을 받고 있다. 13일 오전 9시 15분 기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1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0.65% 오른 3494만5000 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전날까지 5%대의 급락세를 보였다[연합뉴스]

지난달 한국산 코인 테라USD(UST)와 루나 동반 폭락에 이어 이달 들어 가상화폐 대부업체 셀시어스와 바벨 파이낸스가 '코인 런'(예치해둔 코인을 찾기 위해 몰려두는 현상)으로 인출 중단을 선언한 것이 투자 심리를 급랭시켰다고 지적했다.

여기다 코인 폭락으로 대규모 손실을 본 가상화폐 헤지펀드 스리애로우스가 자산 매각과 구제금융을 검토하자 코인 투자업체들의 연쇄 파산 위기에 불을 질렀다.

이에 따라 매도를 자제해온 장기 보유자들도 압박을 받고 있다고 시장조사업체 글래스노드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