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대출전문사 셀시어스 로고[로이터=연합뉴스]
가상화폐 대출전문사 셀시어스 로고[로이터=연합뉴스]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UST) 폭락 사태로 촉발된 가상화폐업계의 '줄도산' 우려가 빠르게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코인데스크(CoinDesk) 등 외신에 따르면 가상화폐 대출 대표주자격인 셀시어스 네트워크(Celsius Network, 셀시어스)가 파산 위기에 처하면서 알베레스 앤 마샬(Alvarez and Marshal) 소속 전문가 등 구조조정 전문 컨설턴트들에 대한 대거 영입에 나섰다. 

앞서 셀시어스는 지난 12일 "극단적인 시장 환경"(extreme market conditions)을 이유로 고객 계좌를 동결, 모든 인출과 이체 거래를 갑자기 중단했다.

그러나 셀시어시는 인출 서비스가 언제 재개될 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런 조치와 관련해 가상화폐 가격 폭락에 따른 파산 절차를 밟기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가상화폐 리플, 비트코인,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모형들[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가상화폐 리플, 비트코인,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모형들[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그러나 셀시어스의 알렉스 마신스키 셀시어스 최고경영자(CEO)는  하루 전만 하더라도 셀시어스가 지불 불능 상태에 빠져다는 소문을 "두려움(fear), 불확실성(uncertainty) 그리고 의심(doubt)"에서 비롯된 근거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WSJ는 지난 15일 셀시어스가 미국 최대 로펌 중의 하나인 에이킨 검프 스트라우스 호이어 앤 펠드(Akin Gump Strauss Hauer & Feld LLP, 에이킨)로부터 재무 구조조정과 관련해 자문을 받고 있다고 보도해 소문이 과장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계좌 동결과 이에 따른 인출ㆍ이체 거래 중단 조치 발표 직후 마신스키는 트위터를 통해 "지금은 매우 어려운 순간으로 고객 여러분의 인내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데스크도 셀시어스의 파산 신청이 임박했음을 전했다. 

코인데스크는 관련 시장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셀시어스의 부실자산 매입을 위해 투자자들로부터 20억 달러(2조5920억원)를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의 거래룸[게티이미지 제공]
골드만삭스의 거래룸[게티이미지 제공]

소식통은 자금 조달은 파산 신청을 준비 중인 셀시어스의 자산을 사실상 '헐값'(potentially big discounts)에 매입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현재 셀시어스의 자산은 120억 달러(1조5500원)으로 이 가운데 80억 달러가 고객들에게 대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코인데스크는 씨티은행과 에이킨가 셀시어스에 파산 신청을 권고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 씨티은행 및 에이킨은 언급하지 않았다.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 로고[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 로고[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한편 연합뉴스에 따르면 마신스키 등이 설립한 셀시어스는 그동안 가상화폐를 예금하면 18%대의 이자를 지급하겠다며 170만명의 예금자를 끌어모았다.

셀시어스는 이를 통해 수십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굴렸지만, 전통적인 금융기관과 같은 규제를 받지 않았다. 그러다가 전격 인출 중단을 발표했다고 연합뉴스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