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치 하락 및 인플레이션 이미지[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자산가치 하락 및 인플레이션 이미지[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2월 24일) 장기화, 물가 급등과 이에 따른 급격한 금리 인상의 여파로 올 상반기 전 세계 주식시장이 역대 최악 수준의 성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는 블룸버그ㆍ로이터통신, CNBC 방송 등 외신을 인용,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산출하는 글로벌 주가 지수는 1∼6월에 20.9% 떨어졌다고 1일 보도했다.

이는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 붕괴나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를 넘어 상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하락률이다.

  뉴욕증시는 상반기를 결산하는 30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함에 따라 52년만에 최악의 실적을 보였다. 사진=CNN
  뉴욕증시는 상반기를 결산하는 30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함에 따라 52년만에 최악의 실적을 보였다. 사진=CNN

이 지수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2020년 1분기에 22% 이상 떨어졌다가 그해 2분기에 20% 가까이 급반등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흘러내리기만 했다.

미국 증시의 경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상반기에 20.6% 급락, 1970년 이후 52년 만에 최악의 상반기를 보냈다.

특히 경기에 민감한 소비주와 기술주의 주가 하락폭이 컸다.

  대형주 위주의 S&P500지수가 상반기 기준 1970년이후 52년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자료=월스트리트저널
  대형주 위주의 S&P500지수가 상반기 기준 1970년이후 52년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자료=월스트리트저널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상반기 미국 증시에서 소비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의 시가총액 합계는 약 1조8000억달러(2325조원) 줄었다.

이 중에서도 경기민감 업종으로 분류되는 S&P 500 임의소비재 업종 지수는 상반기에 33.1% 떨어져 상반기 기준 역대 최저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 이 기간 S&P 500 업종별 지수 중 가장 부진했다.

이 지수 종목 58개 중 55개가 하락했으며, 이중 온라인 쇼핑몰 엣시가 67% 추락해 가장 많이 떨어졌다.

미국 뉴욕의 나스닥[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뉴욕의 나스닥[로이터=연합뉴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2분기에만 22.4% 급락,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부진했다고 CNBC 방송이 전했다.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2분기에 2010년 기업공개(IPO) 후 분기 기준으로 최대인 38% 가까이 하락했고, 아마존·알파벳(구글)·마이크로소프트(MS)의 2분기 주가 하락률도 각각 35%, 22%, 17%에 이르렀다.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 로고[연합뉴스 자료 사진]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 로고[연합뉴스 자료 사진]

유럽 증시도 크게 부진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스톡스 600은 2분기에 9% 하락,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최악의 분기를 보냈다고 CNBC가 보도했다. 상반기 전체로는 16.6% 떨어졌다.

국내에서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올해 상반기 각각 21.66%, 27.91% 떨어졌다. 증시 시가총액은 반년 새 2650조원에서 2161조원으로 489조원이 사라졌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코스피, 장중 2,300 붕괴…연저점 경신/출처=연합뉴스
코스피, 장중 2,300 붕괴…연저점 경신/출처=연합뉴스

세계 채권 시장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 행진의 여파로 매우 저조했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올해 들어 약 1.5%포인트 올라 1994년 상반기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고, 국채 가격은 약 10% 떨어졌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가상화폐 시장도 2분기에 큰 타격을 받았다.

비트코인 비롯한 가상화폐 가치 급락[AP=연합뉴스 자료 사진]
비트코인 비롯한 가상화폐 가치 급락[AP=연합뉴스 자료 사진]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3월 말 약 2조400억달러(2636조원)에 달했던 전체 가상화폐 시총은 이날 현재 8900억달러(1150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가상화폐 시장은 지난 5월 초부터 한국산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와 자매코인 루나의 실패 등으로 부실이 드러나고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 비판까지 나오면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고 외신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