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설 경제학박사/한국좋은일자리연구소장.
윤기설 경제학박사/한국좋은일자리연구소장.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대기업 강성노조들의 제밥그릇 챙기기 집단행동이 본격화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 3일 6만여 명(주최측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도심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11월 있었던 ‘민중 총궐기 대회’ 이후 최대 규모다. 폭력사태는 없었지만 극심한 차량 정체와 스피커 소음으로 인해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윤석열 정권 초기 대규모 집회를 통해 새 정부를 길들이려는 노동권력의 실력행사로 해석될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주 52시간제 개편 등 노동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선전포고로도 읽힌다. 

민주노총의 총궐기 명분은 윤정부의 ‘반노동 친재벌정책’을 규탄하겠다는 것. 주 52시간 근로제의 유연화를 노동개악으로 규정한 것도 기업친화적 정책을 규탄하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기업성장과 일자리창출에 도움이 되는 근로시간 유연화는 못봐주겠다는 경고다. 

민주노총은 앞으로도 정부가 자신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정책을 펼칠 경우 노동자 세력을 대거 동원해 맞설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지난주 결정된 최저임금5.0%인상이 기대에 못 미친다며 이달 중순 금속노조 20만 명 총파업과 8·15 전국노동자대회 강행 등을 벼르고 있다.

이러다보니 민주노총의 집단행동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기업들은 비상경제시국을 맞아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고 있고  국민들은 물가 폭등과 주가 폭락 등으로 어려운 나날을 지새고 있는데 경제주체의 한축인 노동계만 고통분담은 외면한채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기위해 이기주의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이미 전국 곳곳에서 실력 행사를 과시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타이어 대전 공장에서 민노총 금속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경트럭용 성형 설비 가동을 무단으로 중단시켰고 현대제철 노조는 특별격려금을 요구하며 5월 초부터 당진제철소 사장실에서 두 달째 점거 농성중이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는 금속노조 소속 협력 업체 직원들이 임금 30% 인상을 요구하며 불법 농성을 벌이는 바람에 배 진수 작업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는 인력 충원, 정년 연장, 임금피크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결의했다. 근로자 평균 연봉이 1억원에 가까운 대기업 노동귀족들이 더 좋은 복지와 임금을 받아내기위해 회사측을 압박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들어 “노조의 불법 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여러차례 강조해왔지만 불법집회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노동계는 집단행동을 통해 내몫만 챙기려는 집단이기주의에서 탈피해 고통분담에 동참해야할 것이다. 노조의 집단이기주의 투쟁은 결국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와 일자리 파괴로 이어져 국가경제의 성장 엔진을 꺼지게 만든다는 점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