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 있는 로고[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 있는 로고[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만에 2.5%에서 2.3%로 낮췄다.

예상보다 강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어두워진 세계 경제 전망을 반영한 것이다.

또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1%로 석달 전보다 0.8%포인트(p) 하향조정했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연합뉴스가 26일 기획재정부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20 재무장관 중앙은행총재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 중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발리 누사두아 컨벤션센터(BNDCC)에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와 면담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 사진]
20 재무장관 중앙은행총재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 중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발리 누사두아 컨벤션센터(BNDCC)에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와 면담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 사진]

2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F는 이날 이런 내용을 담은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했다.

IMF는 통상 매년 4·10월에 전체 회원국의 물가·성장률 전망을 발표하고, 1·7월엔 한국 등 주요 30여개국의 성장률 전망을 발표한다.

IMF는 지난 4월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제시한 후 이번에 0.2%p 하향조정했다.

3일 서울의 한 재래시장[연합뉴스 자료 사진]
3일 서울의 한 재래시장[연합뉴스 자료 사진]

인플레이션, 중국의 성장 둔화, 전쟁과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하면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도 타격을 입으리라고 본 것이다.

IMF는 이번에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을 3.6%에서 3.2%로 0.4%p 낮췄다.

주요국의 성장률 전망과 하향 폭은 미국(2.3%, -1.4%p), 독일(1.2%, -0.9%p), 프랑스(2.3%, -0.6%p), 중국(3.3%, -1.1%p) 등이다.

미국 주유소에 설치된 가격 표시판[AP=연합뉴스 자료 사진]
미국 주유소에 설치된 가격 표시판[AP=연합뉴스 자료 사진]

정부는 "우리나라는 4월 이후 실시된 62조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 효과 등으로 다른 주요국보다 성장률이 소폭 조정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이날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전분기 대비)이 0.7%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IMF의 이번 전망에 반영되지 않았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사진출처=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사진출처=연합뉴스

2분기 성장률이 시장의 대체적인 예상보다 높았던 만큼, 속보치가 반영됐다면 한국 성장률 전망이 2.3%보다 약간 높았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상태가 지속됨에 따라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극도로 불투명해지고 있는 양상이다.(사진=글로벌경제신문)
최근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상태가 지속됨에 따라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극도로 불투명해지고 있는 양상이다.(사진=글로벌경제신문)

이번 IMF의 한국 성장률 전망은 지난달 정부가 제시한 2.6%나 한은이 지난 5월 제시한 2.7%보다 0.3∼0.4%p 낮다.

지금까지 주요 기관이 발표한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은 한국개발연구원(KDI) 2.8%,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2.6%, 무디스 2.5%, 피치 2.4%였는데 이번 IMF 발표로 하단이 2%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 사진]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 사진]

IMF는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은 2.9%에서 2.1%로 올해보다 더 많이(0.8%p) 낮췄다. 정부 전망치(2.5%)보다 0.4%p 낮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러시아 유전과 가스전 시설[타스=연합뉴스]
러시아 유전과 가스전 시설[타스=연합뉴스]

IMF는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6%에서 2.9%로 0.7%p 하향 조정했다. 인플레이션과 통화 긴축의 영향이 본격화하면 세계 경제 성장 동력이 급격히 약화할 수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한에서 짓다만 헝다 아파트 공사 현장[블룸버그 캡처]
우한에서 짓다만 헝다 아파트 공사 현장[블룸버그 캡처]

IMF는 유럽의 러시아산 가스 수입 전면 중단 등으로 세계 경제 성장률이 올해 2.6%, 내년 2.0%까지 하락하는 부정적인 시나리오를 추가로 제시하기도 했다.

유럽의 곡창지대 우크라이나[AFP=연합뉴스]
유럽의 곡창지대 우크라이나[AFP=연합뉴스]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올해 3분기에 정점을 찍고 2024년 말 팬데믹(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고물가 지속, 물가 대응 과정에서의 부정적 파급 효과, 전쟁 등 하방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우크라이나 밀밭에 박힌 러시아제 로켓 잔해[타스=연합뉴스 자료 사진]
우크라이나 밀밭에 박힌 러시아제 로켓 잔해[타스=연합뉴스 자료 사진]

그러면서 "정책 우선순위는 인플레이션 대응에 둬야 하지만, 국가별 물가 상승의 원인과 상황에 따라 통화·재정·구조개혁의 적절한 조합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높은 국가는 단기적으로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즉각적이고 과감한 긴축 통화정책을 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달러화, 유로화, 우크라이나 화폐[연합뉴스 자료 사진]
달러화, 유로화, 우크라이나 화폐[연합뉴스 자료 사진]

또 "재정정책 변화는 신뢰 가능한 중기재정 운용계획 범위 내 최소한 예산 중립적일 필요가 있다"며 "외화 차입 의존도를 완화하고, 대외 충격을 환율로 흡수하기 힘든 경우 다양한 수단(외환시장 개입, 자본흐름 관리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