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기의 불확실성 고조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해운운임도 하반기 들어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자료사진=HMM)
글로벌경기의 불확실성 고조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해운운임도 하반기 들어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자료사진=HMM)

미국은 물론 한국 등 많은 국가에서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치면서 공급망 교란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현상이 고조되자, 이를 잡기 위해 세계 각 국이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 재정 정책으로 선회하면서 고금리, 고환율 등을 초래, 소비 위축 등으로 경기침체 가능성이 짙어지는 양상이다. 

현재 미국 등에서는 현 상황을 경기침체로 볼 것이냐,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으나, 이를 짐작할 수 있는 증시 등 여러 경기지표 등 신호들이 우리나라에서도 포착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달러'라는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두 번째 수출 및 교역국으로 의존도가 높아 현지 상황에 지대한 영향을 받고 있다. 

17일 국내외 업계 등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센트(0.01%) 상승한 배럴당 85.11달러에 거래마감했다. 

이는 지난 3월 잠시 100 달러를 넘어 130 달러선을 넘보던 때와는 딴판이다.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천정부지로 치솟던 국제유가가 변곡점을 맞은 시점이 6월경이다. 

지난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인한 공급망 교란이 심화되면서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기름을 부으며 인플레이션을 부추겼으나, 이것이 되려 부메랑으로 작용해 경기침체 우려를 불러오고 말았다.

이 영향으로 국제유가는 6월 중순부터 약세로 돌아서더니 80 달러선까지 내려앉았다. 

국제유가 말고도 현 경기상황을 엿볼 수 있는 것이 증시, 해운운임 등이다. 이중 증시의 경우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도 지수도 '업 앤 다운'을 오고가며 신통치 않은 모습니다. 일부 국가에서는 하반기 지수가 올해 초에 비해 20% 가량이 빠졌다.

자료=대한상의.
자료=대한상의.

또, 글로벌경기의 불확실성 고조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해운운임도 하반기 들어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해운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지난 16일 기준 2312.65를 기록하며 17주 연속 하락했다. 물동량이 최근 들어 급격히 줄어든 탓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업 창고에는 재고 만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산업활동동향의 제조업 재고지수 증가율(계절조정 전년동기비)이 18.0%를 기록해 분기별 수치로는 지난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2분기(22.0%) 이후 26년만에 가장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0일까지 무역수지 적자누적액은 276억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무역 업계 안팎에서는 지난 4월부터 적자 행진 중인 무역수지가 9월까지 6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에다 경기침체 우려까지 겹치면서 대외 수출이 부진한데다, 내수도 신통치 않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대외변수에 따른 일시적 조정이 아닌 본격적인 경기침체 가능성마저 걱정될 정도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최근 내놓은 ‘경제동향 9월호’를 통해 "대내외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조치 등으로 경기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그 배경에 글로벌 시장 안팎의 경기침체 우려가 자리한다. 여기에는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미국과 중국의 현 경기상황은 물론 내년 경기 전망도 낙관할 수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인 영향이 크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세계 경제가 가파른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그 원인으로 인플레이션을 지목했다. 이에 각 국의 올해 경제성장률도 평균적으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정도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