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 본부장.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 본부장.

지난 21일 정부가 투기지역 조정안을 발표했다. 예상대로 수도권과 세종을 제외하곤 모든 지역이 비규제지역으로 풀리게 됐다. 이에 따라 26일부터 지방의 대부분 지역은 비규제지로 청약 및 대출규제에서 자유롭게 된다.  

9.21정책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조정대상지역 해제지역은 △(수도권) 경기 안성, 평택, 동두천, 양주, 파주 △(광역시) 부산 해운대·수영·동래·남·연제·서·동·영도·부산진·금정·북·강서·사상·사하구, 대구 수성구, 광주 동·서·남·북·광산구, 대전 동·중·서·유성·대덕구, 울산 중·남구 △ (도지역) 청주, 천안 동남·서북, 논산, 공주, 전주 완산·덕진, 포항 남, 창원 성산 등이다. 

투기과열지구 해제지역으로는 세종, 인천 서·남동·연수구 등으로, 서울과 경기도 대부분의 지역들은 해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표=리얼투데이 제공
표=리얼투데이 제공

이에 따라 지방의 주택시장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지방의 대다수 지역들이 비규제지역으로 되면서, 투자환경은 전보다 좋아졌기 때문이다. 

우선 대출규제를 살펴보면, 투기∙투기과열지구∙조정지역에서 LTV∙DTI 40~50% 수준을 적용받던 지방광역시와 주요 도시들의 대출규제가 △LTV 70%(생초자 80%) △DTI 60%로 완화됐다. 하지만 DSR 규제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대출규제로 인한 큰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이다.

청약에서도 지방은 6개월 후 1순위 자격이 생기고, 1주택자도 1순위 자격 부여된다. 여기에 가점제 비율도 △85㎡이하만 40% 적용 받고, 나머진 추첨제 물량으로 청약경쟁력이 약해도 당첨확률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더불어 비규제지역에서는 세금규제도 완화된다. 양도세는 6~45% 기본세율 적용하고, 양도세 중과 및 보유기간 2년 이상 기준도 없어진다. 취득세 역시 2~3주택자의 경우 1~8%로, 규제지역 8~12%보다 낮아진다. 여기에 전매제한 및 재당첨제한 등도 없어져, 투자환경이 더욱 개선된다.

그렇다면, 이번 정책에 따른 지역별 영향은 어떻게 될까? 수도권에서는 양주와 인천, 지방에서는 호남, 충청권 강소도시들을 중심으로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양주는 입주물량 증가로 양주신도시 내 전셋값이 떨어지고 있다. 이에 잔금마련이 어려운 투자자들의 매물이 증가함에 따라 집값도 더불어 하락 중에 있다. 하지만 이번 정책으로 대출규제가 비교적 완화됨에 따라 잔금 마련이 조금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은 투기과열지구 해제에 따라 대출규제가 완화되고, 전매제한 기간이 짧아졌다. 아직도 분양물량이 많이 남은 송도 및 인천 구도심 등 주요 지역들의 분양아파트에 대한 환금성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이 밖에 호남권과 충청권 주요 도시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수요가 많이 집중되는 강소도시들의 경우 주택시장은 조금이나마 온기가 돌 수 있다. 주요 광역시들의 가격상승으로 인해, 주변 강소도시들로 지역 수요가 밀려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강소도시들도 규제에 영향을 받고 있어 매수접근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정책으로 대출 및 청약, 세금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실수요자들 입장에서는 가격이 저렴하고 장기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강소도시들로 움직이기가 수월해졌다. 한편,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으로만 몰리다보니,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남권은 공급이 집중됨에 따라 규제완화에도 주택구매심리가 단기간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구, 울산 등 영남권 주요 광역시의 분양시장이 불황을 이어가면서, 주택구매심리도 꺾이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전반적인 시장 안정화보다는 지역별, 브랜드별, 가격별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지방 주택시장은 실수요 시장으로 빠르게 재편 중이다. 세금과 대출, 청약 등 규제에서 보다 자유로워지는 만큼, 투자보단 실수요입장에서 접근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광역시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데다 이미 주택구매심리도 많이 꺾여있는 상황에서 섣부른 투잔 리스크를 높이는 길이다. 실수요자라도 합리적 가격으로 공급되면서, 내부 수요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구입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지난 2010년 이후 주택시장 불황기에 접어들었을 때, 아산을 비롯한 생산수요가 집중된 도시들은 꾸준히 거래가 되었던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의 주택시장도 불황이 예상되는 만큼 보수적인 자산관리가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