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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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0조원대에 머물렀다. 지난 2019년 4분기 이후 3년여 만에 첫 '역성장'이다. 실적 견인차 역할을 하던 반도체 업황이 악화되면서 수익성이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여파로 인한 TV와 컴퓨터 등 세트(완성품) 수요 감소도 실적 뒷걸음질에 영향을 줬다.

4분기 전망도 암울하다. 글로벌 IT 수요 부진과 메모리 시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수익성 중심의 D램 사업 운영 등으로 수익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852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7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31.39% 감소한 수치다. 매출은 76조7817억원으로 전년 대비 3.79%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수요 둔화 등 매우 어려운 경영 여건이 지속된 가운데서도 3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특히 올해 3개 분기 모두 해당 분기 최대 매출을 경신하며, 연간 기준으로도 전년도에 이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가 고객사 재고 조정 등으로 매출이 감소했지만,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판매 호조를 보이고 파운드리와 중소형 패널이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하며 견조한 매출을 견인했다. 영업이익은 SDC(디스플레이)가 주요 고객 신제품 수요 증가로 최대 분기 이익을 달성했고 MX(Mobile eXperience)도 플래그십 판매 호조 등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다만, 메모리의 이익이 줄어 전체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3.25조원 감소한 10.85조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률도 14.1%로 전분기 대비 4.1%p 감소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여파로 인한 TV와 컴퓨터 등 세트(완성품) 수요 감소, 이에 따른 메모리 수요 급감이 실적 뒷걸음질에 영향을 줬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진데다 물가상승과 고금리로 가계 실질 소득이 줄며 IT 수요가 위축됐고, 실적 버팀목이던 메모리 반도체 역시 침체의 터널로 들어선 탓이다.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우선 DS(Device Solutions) 부문은 매출 23조200억원, 영업이익 5조1200억원을 기록했다. 메모리는 예상을 상회하는 고객사 재고 조정과 중화권 모바일 등 소비자용 메모리 제품군의 수요 둔화세 지속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다.

시스템LSI는 모바일, TV 등의 수요 둔화 여파로 이익이 감소했지만, 파운드리는 지속적인 첨단 공정 수율 개선과 성숙 공정의 매출 기여 확대로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SDC(디스플레이) 부문 매출은 9조3900억원, 영업이익은 1조9800억원이다. 중소형은 폴더블을 포함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에 따라 수요가 증가하고 기술 차별화를 통해 주요 고객사가 출시한 신제품 내 점유율이 증가하면서 전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대폭 성장했다. 대형은 TV·모니터 시장 약세와 초기 투자비 부담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DX(Device eXperience) 부문 매출은 47조2600억원, 영업이익은 3조5300억원이다. MX는 폴더블 등 플래그십과 웨어러블 신모델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부정적 환영향 지속에도 불구하고 효율적인 자원 운용 등으로 견조한 수익성을 기록했다.

네트워크는 해외사업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됐고, 미국 1위 케이블 사업자 컴캐스트(Comcast) 사업 확보 등 신규 수주 활동을 지속했다. VD(영상디스플레이)는 프리미엄 중심 판매 확대를 통해 시장 리더십을 강화했으나 수요 감소와 비용 증가 영향으로 이익이 감소했다.

생활가전은 판매 믹스를 개선했으나 소비 부진 속에서 재료비와 물류비 부담이 지속됐다. 하만은 커넥티드카 기술과 솔루션에 대한 견조한 수요 가운데, 고객사 주문 물량이 늘어나고 소비자 오디오 판매도 증가하면서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환영향은 달러화의 큰 폭 강세가 DX 사업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했으나, 부품 사업에 대한 긍정적 영향이 이를 대폭 상회하면서 전분기 대비 약 1조원 수준으로 회사 영업이익에 긍정적 영향이 있었다.

■ 4분기도 메모리 경기 울상… 재고 조정 영향 지속

4분기는 글로벌 IT 수요 부진과 메모리 시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SDC에 대해서는 실적 개선세를 유지하는 한편, DX는 수익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메모리는 핵심 인프라 투자가 지속되면서 서버 펀더멘탈 수요는 유지될 것이나 고객사 재고 조정 영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고용량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하면서 원가경쟁력을 고려한 제품 믹스 운영을 통해 수익성 중심으로 D램 사업 운영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시스템LSI는 모바일 고객사 신제품 출시에 따라 SoC(System on Chip) 매출 증가가 예상되며, 2억 화소 이미지센서 판매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파운드리는 견조한 글로벌 고객사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수율 추가 개선을 통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SDC는 독보적 강점을 보유한 스마트폰용 프리미엄 OLED 수요 강세로 중소형 패널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형 패널은 연말 성수기 대응과 고객 확대를 통해 QD-OLED 확산에 주력할 계획이다.

MX는 프리미엄 모델의 견조한 판매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태블릿과 웨어러블의 판매 확대와 중저가 신모델 출시를 통한 물량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다.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상존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수익성 확보를 위한 노력도 지속할 계획이다. 네트워크는 북미, 일본 등 해외사업 기반을 지속 강화할 예정이다. VD는 성수기 프리미엄 수요 선점과 비용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다.

생활가전은 연말 성수기를 맞아 비스포크(BESPOKE) 중심의 프리미엄과 온라인 채널 판매 증대를 통한 매출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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