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경기둔화에다,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삼성전자 등 우리나라 주요 수출 기업들이 맥을 못 추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기둔화가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우리나라 주요 수출 품목의 수요를 꺾으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우리나라 주요 수출 기업의 생산, 실적 및 수익성마저 갉아먹고 있다. 

이 같은 시그널은 최근 산업 지표 등에서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가 전월보다 0.6% 감소한 117.0(2015년=100)을 기록했다.

특히 우리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을 비롯한 광공업생산의 감소가 두드러진다. 이중 ▲1차 금속(-15.7%), ▲반도체(-4.5%), ▲자동차(-3.5%) 등이 3개월 연속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모두 우리나라 주요 수출 품목들이다.

이중 1차 금속은 최근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포항제철소가 침수 피해를 입으면서 포스코의 철강 제품 생산이 줄어든 게,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 9200억원, 순이익 592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71%, 77.2% 줄었다.

반도체와 자동차는 글로벌 경기둔화와 중국 봉쇄, 정보기술 전방산업 부진 등에 따른 업황 및 수요 부진이 주요인이다. 이중 현대자동차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1조55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4% 줄었다. 

특히 전월에 비해 4.5% 줄어든 9월 반도체 생산은 7월(-3.5%)과 8월(-12.8%)에 이어 3개월 연속으로 감소세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는 무역수지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0월 무역수지는 67억 달러 적자를 기록, 7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이 같은 배경에는 우리나라 제1 수출국인 중국 수출 감소와 제1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가격 하락 등이 크게 작용했다. 반도체와 중국 수출은 각각 17.4%, 15.7%씩 줄었다.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서 삼성전자 등 우리 반도체 기업의 주력 사업인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제품 수요 부진이 실적에도 직격탄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반도체 업종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성적표에서도 확인된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8520억원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31.39%나 줄어든 수치다. 그나마 매출이 76조7817억원으로 3.79% 늘어난 것이 위안거리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영업이익이 1조65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60.5%, 매출은 10조 9829억원으로 20.5% 감소했다. 이중 SK하이닉스는 10조 원대 후반으로 예상되는 올해 투자액 대비 내년 투자 규모를 50% 이상 축소기로 했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투자와 감산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린 것으로 풀이 된다. 

이 같은 SK하이닉스의 정책 기조는 당분간 국내 반도체 생산 및 수출 감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반도체 생산지수(계절조정)는 320.6(2015년=100)으로 전분기보다 11.0%나 빠졌다.

이는 2008년 4분기(-23.6%) 이후 약 14년 만에 최대치이다. 문제는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산업계 전반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