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비닐의숲에서 (72.7cmX121.2cm)/사진=작가제공
1.비닐의숲에서 (72.7cmX121.2cm)/사진=작가제공

이순려(Sunryeo Lee) 작가의 제7회 개인전 『그 때 그 기억』전시회가 오는 11월 2일부터 7일까지 종로구 인사동 소재 인사아트센터 5층 경남갤러리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회는 이순려 작가가 “나는 사람을 보듬었을 때 어떻게 보일까? 또 실제 어떤 모습일까? ”라는 컨셉으로 시작해 “담을 그릇인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며 대인관계와 바깥세상과의 소통을 통해 어떤 모양으로 변하는지 기이한 모양들을 그려낸다”라는 메세지의 작품을 전시한다. 

이순려 작가는 40여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해외를 넘나들며 나름대로 다양한 시선으로 생명이 느껴지는 것들에 대해 표현해 왔다. 특히 오랜 세월을 지냈던 일본에서는 주로 소외된 존재들을 많이 그려왔다고 작품 세계를 소개했다. 이에 무의식적으로 또는 습관적으로 그려왔던 것들을 돌이켜보니, 결과적으로는 모두 소외된 것들이었다고 작가 노트를 통해 밝혔다

또한, 이 작가는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상황으로 해외에 나가지 못하고 몇 년 동안 주로 국내에서만 지내서인지 계속해서 내 안으로, 속으로, 나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이 많아졌다”라며 “사람들이랑 어울리면서 그들을 내 안에 담을 때 과연 나는 어떤 모양이 될까 관찰해봤다”라 전시회 의도에 대해 말했다.

이에 작가는 지인의 말처럼 자신이 상대방의 기쁨, 슬픔 모든 걸 다 품어줄 수 있는 보자기 같은 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낯선 이 한국 생활 속에서 자신도 가끔은 주변을 보듬고 있었다는 미련한 착각에 더욱 치열하게 자신을 뒤돌아보며 작품을 준비하기 위해 연필을 집어 들고 예전부터 자주 그리던 검은색 플라스틱 봉지를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작가는 “이번 작품으로 감히 보듬을 수 없는 몇 년 동안에 내가 잠시 담은 일들, 기억들, 사람들을 그리며 이 소중한 것들을 잠시나마 내 안에 품고, 나는 그 순간, 순간들을 이어 희미한 플라스틱에 온기를 불러 넣었다”라며 “작품을 감상하면서 대인관계에 있어서 자기 모습, 또 그때 마음의 모양을 관찰하면서 자신에 대하여 더 깊게 알고자 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라고 전시회 목적을 설명했다.

2.자화상(130.3cmx97cm)/사진=작가제공
2.자화상(130.3cmx97cm)/사진=작가제공

 

이번 전시회는 이 작가의 7번째 개인전으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국에서 연달아 개최되어 전시되는 작품은 전반적으로 블랙 톤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장 큰 작품만 빨강색으로 제작되었다.

블랙톤의 작품들은 한국에서 느낀 것을 담았고 유일하게 한 점만 전시되는 빨간색 작품은 일본에서 있었던 일을 담았다. 

이 작가는 “블랙톤인 작품들은 주변 사람들과 소통을 했을 때 작가 자신의 모습들이다”라며 “유일하게 색깔이 있는 그림은 빨간색을 바탕으로 그린 반야심경 (약 800cmX160cm)이다”라고 밝혔다.

3.기도(27cmX22cm)/사진=작가제공
3.기도(27cmX22cm)/사진=작가제공

 

특히, 전시 작품들이 전반적으로 블랙톤으로 구성되어 있어 관람객이 집중을 유지하면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시 작품은 2021년부터 2022년에 걸쳐 제작한 신작 위주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작품 1부터 5까지는 한국에서 사람들을 만났을 때 (작가의) 마음을 표현했다.

작품1 ”비닐의 숲에서“는 사람들에게 힘을 얻었을 때 작은 힘들이 모아져서 숲을 이룬다는 의미를 표현했고 작품2 ”자화상“은 기이한 모양(기억)들이 모여 만들어진 작가 자화상을 묘사했으며 작품3 ”기도“는 기도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순려 작가는 일본 조선대학교 사범교육학부 미술과 졸업하고 2021년 12월 '그림바위예술발전소 정선' 등 개인전과 2022년 '창원조각비엔날레 탈-프로젝트 DMZ' 단체전에 다수 참여해왔으며 2011년 12월 일본 마에바시 아트곤패 공모전에 입선했다.

한편 전시회는 11월2부터 6일동안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30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