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더난출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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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훌륭한 사람이나 유명인들의 말을 잘 믿을까? 첫인상은 설득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잘생긴 외모는 설득력을 좌우하는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칭찬은 상대의 호감을 사는 데 얼마나 효과적인가? 최고의 세일즈맨은 은유의 달인이었다고 하는데, 은유는 항상 효과적인가?'... 

수많은 관계를 이루며 늘 상대방과 협상하고, 또 설득해야 하는 현대인들이 갖는 공통된 고민이자 질문들이다. 

한양대학교 광고홍보학과 이현우 교수가 펴낸 '설득의 쓸모'는 이런 질문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 설득 커뮤니케이션서(書)다

설득의 궁극적인 목적은 상대방이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게끔 만드는 것이다. 세일즈맨이라면 팔고자 하는 물건을 상대가 사게 해야 한다. 면접을 보는 상황이라면 상대가 나를 채용하게 해야 하고, 강의를 한다면 청중들이 내가 하는 말을 옳다고 믿게 해야 한다. 사업적 성과나 사회적 성공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설득력은 필요하다. 가족에게 먹기 싫지만 몸에 좋은 것을 먹으라고 권하는 것, 아이에게 게임은 그만하고 공부하라고 하는 것도 설득의 영역이다.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에게 실질적인 행동을 이끌어내는 것은 또 다른 능력(설득력)이다.

하지만 '설득력'은 개인마다 차이를 보인다. 지난 60여 년 동안 설득 커뮤니케이션 학자들은 다양한 이론으로 설득의 법칙을 발견했지만 사람들은 설득의 법칙을 일상에 적용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한마디로 얼마나 쓸모 있는지를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저 성격대로, 주어진 대로 살아가며 ‘나는 왜 안 되는 걸까?’ 하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자신이 얼마나 설득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외모가 호감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외모에 자신 없는 사람은 어떻게 면접관을 사로잡아야 할까? 여기에 결정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이 바로 '설득의 법칙'이다.

이 책은 동일한 설득의 법칙에 대해 어떤 연구는 효과가 있다는 결론을 내고, 또 다른 연구는 가치 있는 정도의 효과는 없음이 드러났다고 밝힌다. 메타 과학은 그 모든 실험 결과들을 분석해서 단 한 가지 결론을 도출한다.

저자 이현우 교수는 2300년전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을 비롯한 기존의 설득 연구를 바탕으로 '에토스-로고스-파토스'의 순서로 사용될 때 설득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여 그 순서대로 각각의 단계에서 메타 분석으로 검증된 설득의 법칙들을 소개한다.

설득의 1단계인 에토스(Ethos)는 설득에 성공하기 위해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다. 어떤 사람이 말하면 불분명한 사실도 믿게 되고, 어떤 사람이 말하면 사실인데도 불구하고 의구심이 드는 경우가 있다. “이 약이 좋다”라고 친구가 말하는 것과 전문가가 말하는 것은 신뢰도의 수준이 다르다. 연예인들이 먹는 것, 입는 것, 자주 가는 식당 등이 미디어에 노출되는 순간 품절 대란에 1시간 대기 줄이 생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것을 설득의 법칙에서는 에토스 효과라고 한다. 본격적으로 설득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설득하는 사람이 갖고 있는 이미지에 의해 설득의 결과가 좌우될 수 있다. 어떤 이미지를 주어야 설득 효과가 높을까?

설득의 2단계인 로고스(Logos)는 언어의 기술로 상대의 마음을 서서히 움직이는 '빌드업' 단계다. 설득은 결국 말이다. 말로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그저 이것이 좋으니 사라고 하는 것보다 좋은 근거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설득력이 더욱 높아진다. 아리스토텔레스도 단순한 주장은 설득이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사안에 대해 철저한 근거를 제시할 수는 없다. 여기에서 표현의 기술이 등장한다. 사람들이 좀 더 이해하기 쉽고, 개연성이 있으며, 그럴듯하게 여겨지는 문장으로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

설득의 완성 단계인 파토스(Pathos)는 감정을 바탕으로 행동을 이끌어내는 결정적 치트키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우리가 슬플 때와 기쁠 때, 우호적일 때와 적대적일 때 우리가 내리는 판단이 똑같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상대를 설득해서 원하는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사람이 의사 결정을 할 때 이성보다는 감정이 더 크게 좌우한다는 것이 행동경제학을 통해 증명되었다. 우리는 동정심으로 기부하고, 후회하지 않으려고 뭔가를 하고, 죄책감을 덜기 위해 상대가 요구하는 것을 들어주기도 한다. 이처럼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는 것은 어떤 화려한 대화의 기술보다 훨씬 더 설득력이 있다.

이 책은 연애, 사적 인간관계부터 세일즈, 면접, 강연 등 직업적 성공에 이르기까지 어떤 상황에서든 능히 설득할 수 있는 알아두면 쓸모 있는 설득의 법칙을 알려주고 있다. 이와 더불어 SNS시대를 이끄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숨어 있는 설득의 법칙도 소개한다. 

저자 이현우는...

한양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으며, 이후 전공을 커뮤니케이션학으로 바꿔 미국 아이오와주립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미시간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각각 받았다.

미국 웨이크포레스트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로서의 삶을 살았고,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한양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로 배움을 즐기는 삶을 살고 있다.

설득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서 갈등, 협상, 설득 그리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등을 연구하고 있다. 한양대학교 홍보실장, 기획실장, 언론정보대 학장, 언론정보 대학원장 등의 보직을 맡았으며, 한국광고홍보학회장, 한국PR학회장을 역임했다.

그동안 '한국인에게 가장 잘 통하는 설득전략 24',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설득심리', '오메가 설득 이론', '광고와 언어', '거절당하지 않는 힘' 등을 저술했다. 이와함께 '설득의 심리학', '체인징 마인드', '한 마디 사과가 백 마디 설득을 이긴다' 등의 번역서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