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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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금리 상승 기조에 지난 9월 시중에 풀린 돈이 전월 대비 1000억원 늘어나는 수준에 그쳤다. 주식·암호화폐 등 위험자산에서 돈을 빼내 은행 정기 예·적금 등 안전자산으로 옮기는 ‘역머니무브’ 현상은 여전했으나 대기성 자금인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영향이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9월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지난 9월 시중 통화량(계절조정·평잔)은 광의통화(M2) 기준 3744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3744조1000억원)보다 1000억원 증가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이다.

앞서 지난 4월부터 6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증가세는 크게 둔화됐다. 또한 전년 동월 대비해서는 0.4% 줄었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등 당장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등 비교적 현금화가 빠른 금융상품까지 아우르는 넓은 의미의 통화 지표다. 한은은 시중통화량을 가늠할 때는 주로 M2를 사용한다.

금융상품별로 살펴보면 정기 예·적금은 한 달 새 30조5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34조1000억원) 통계를 편제하기 시작한 2001년 12월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데 이어 역대 두 번째 기록을 세웠다.

기준금리 인상과 증시 리스크 증가로 주식 등에 투자했던 돈을 현금화해 예·적금에 넣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같은 기간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은 11조7000억원 줄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의 감소폭이다. 요구불예금과 머니마켓펀드(MMF)에서도 각각 11조원, 10조3000억원이 빠져나갔다.

경제주체별로는 기업과 가계 및 비영리단체에서 정기 예·적금 중심으로 증가했다. 기업은 11조5000억원 늘었으며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8조6000억원 늘었다. 증권사 등 기타금융기관에서는 금전신탁 등을 중심으로 13조7000억원 줄었다.

한편 현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식예금만 포함하는 좁은 의미의 통화량인 M1은 1319조5000억원으로, 전월(1341조0000억원) 대비 1.7% 줄었다. 지난 7월(-1.0%), 8월(-1.5%) 이어 3개월째 감소세로 감소폭이 더욱 확대됐다. 전년 동월 대비해서도 0.4%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