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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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월 시중에 풀린 돈이 한 달 전보다 14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금리가 오르자 주식·암호화폐 등 위험자산에서 은행 정기 예·적금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영향이다. 한 달 동안 정기 예·적금이 45조원 이상 늘어나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0월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지난 9월 시중 통화량(계절조정·평잔)은 광의통화(M2) 기준 3757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3744조2000억원)보다 13조8000억원(0.4%) 증가한 것이다.

이에 지난 4월부터 7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증가폭도 전월(1000억원)보다 확대됐다. 또한 전년 동월 대비해서는 5.9% 증가했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등 당장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등 비교적 현금화가 빠른 금융상품까지 아우르는 넓은 의미의 통화 지표다. 한은은 시중통화량을 가늠할 때는 주로 M2를 사용한다.

금융상품별로 살펴보면 정기 예·적금은 한 달 새 45조9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34조1000억원) 통계를 편제하기 시작한 2001년 12월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데 이어 다시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준금리 상승세 속 증시 리스크까지 커지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주식 등에 투자했던 돈을 현금화해 예·적금에 넣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면 같은 기간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은 16조6000억원이나 줄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의 감소폭이다. 전월(-11조7000억원)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한데 이어 바로 또 기록을 경신하게 됐다. 요구불예금과 머니마켓펀드(MMF)에서도 각각 13조1000억원, 8조7000억원이 빠져나가며 감소세가 이어졌다.

경제주체별로는 기업과 가계 및 비영리단체에서 정기 예·적금 중심으로 증가했다. 기업은 9조2000억원 늘었으며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7조5000억원 증가했다. 증권사 등 기타금융기관에서는 금전신탁 등을 중심으로 13조8000억원 줄었다.

한편 현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식 예금만 포함하는 좁은 의미의 통화량인 M1은 1294조7000억원으로, 전월(1319조5000억원) 대비 24조8000억원(1.7%) 줄었다. 지난 7월(-1.0%), 8월(-1.5%), 9월(-1.7%) 이어 4개월째 감소세로 감소폭이 더욱 확대됐다. 전년 동월 대비해서도 3.5%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