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

2023년 부동산 시장 전망은 한 단어로 입이 모아진다. ‘하락’

부동산 시장의 대표적인 연구기관인 ‘주택산업연구원’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전망보고서에서도 올해 시장전망을 ‘우울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런 분석의 주요 근거로 전 세계적인 경제성장 둔화와 여러번 이뤄진 금리인상, 장기간 급등에 따른 피로도 등을 꼽을 수 있다.

주산연, '23년 상반기면 하락 저점 온다'… 하반기 ‘약보합’ 예측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지난달 12일 발표한 자료에서 올해 주택 매매가격은 전국 평균 3.5% 내릴 것으로 봤다. 아파트는 5.0% 하락을 예상했으며 이 중 서울은 4.0%, 지방은 수도권보다 더 하락폭이 깊은 5.5% 내림세로 전망했다.

시장 추이를 명확하게 나타나는 실거래가 지수를 봐도 지난해는 거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최근에는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며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도 이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주산연의 판단이다.

다만 올해는 지난해 대비 거래가 회복되면서 하락폭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주산연은 거래량 수치도 주의 깊게 봤다. 지난해 거래 건수인 약 54만 건은 2006년 거래량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저 수준이다. 참고로 최근 10년 평균 주택매매거래량은 97만 건이다. 금융위기 때도 매매거래가 80만 건 이상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최근 시장의 거래 경색을 짐작할 수 있다.

과거 거래 추이를 토대로 2023년 거래를 추정하자면, 거래가 다소 회복돼 지난해 대비 약 39%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시장 전망을 약세로 예상하는 이유로 세계적인 경기침체, 고물가·고금리 현상,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위기상황을 빠르게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을 꼽았다. 즉, V자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는 입장이다.

또 순환주기를 근거로 판단할 경우 주택가격은 상반기 중 하락국면이 저점을 형성하고 이후 하락세가 둔화되며 하반기 중에는 약보합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산연, '23년 전국 매매가격 2.5% 하락'…분양 물량은 25만호로 2년 연속 감소 전망

전망자료를 상대적으로 일찍 발표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23년 주택가격은 수도권은 2.0%, 지방권은 3.0% 하락해 전국 평균 2.5%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건산연도 수도권보다 지방의 하락폭이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정부가 하락 흐름을 저지하기 위해 각종 규제 완화책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봤다. 높은 금리와 가격수준, 경기 둔화 등으로 매수심리가 부진하기 때문에 거래가 활발해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1주택자를 포섭한다고 해도 이들 수요자층이 시장을 부양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참고로 IMF에서는 한국의 2022년 연간 경제성장률을 2.6%로, KDI에서는 2.7%로 추정할 정도로 저성장 시기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물가가 잡힐 때까지 금리를 올리겠다는 기조를 비추며 지난해 3월부터 네 번의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한국도 8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해 현재 기준금리는 3.25%다.

건산연에서는 거시 경제와 정책 두 가지 변수를 고려하며 올해를 전망했다.

거시 경제 변수에는 ▲장기시장금리 상승 ▲저축은행 가계대출 연체율 증가 ▲분양지연 물량 증가 ▲원자재값 상승 및 공급 난항 등이 있다.

특히, 현재 3%가 넘는 예상치 못한 고금리로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 금융이 불안정해 주시가 필요하다고 봤다. 분양지연 물량이 많아지면서 연말까지 누적물량을 해소할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고도 설명했다. 

분양지연이 특수한 상황은 아니지만 PF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산연은 PF 금리의 브릿지론이 20%대, 본 PF는 14%대 이상까지도 인상될 것으로 전망한다.

또 건산연은 올해 인허가 물량을 43만호 수준으로 전망했다. 분양 물량도 23년 25만호로 보고 2년 연속 감소할 것이라 분석했다.

공공부문 인허가는 정부의 공급계획에 따라 다소 증가할 것으로 보지만, 민간부문은 옥석가리기가 심화돼 인허가가 감소할 것으로 본다. 분양 물량의 경우, 최근 원자재값 및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낮은 분양가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규 사업 진행이 더딜 것으로 예측한다.

2023년 부동산 시장 하락의 기운, 문제는 금리? 

여러 매체에 보도된 내용을 참고하면 미국 금융시장의 금리상승 흐름은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연준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 12월 회의에서 2023년 최종금리가 5.1%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 예측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한국 기준금리를 3.75%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기준금리가 인상하면 COFIX 금리가 상승하고, 자연스럽게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으로 이어진다. 이자부담이 가중되면 내 집 마련은 물론 투자수요까지 위축된다. 거래량 감소, 주택시장 약세로 이어져 올해 주택시장을 더 어둡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