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사진=현대차그룹)

'글로벌 시장에서 이제 좀 정의선의 계산이 선다.'

현대자동차그룹(기아 포함)이 작년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소식이 업계 안팎에서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가운데, 경영전면에서 이를 진두지휘한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이 재조명 받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는 대전환의 패러다임이 기화됐습니다. 아직까지 업계 안팎에서도 논란은 여전한 가운데, 내연기관의 몰락과 이를 대체할 전동화 신드롬이 휘몰아쳤습니다. 

그 상황에서 현대차에게는 악재와 기회가 공존했습니다. 전자는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에 따른 공급망 교란으로 자동차용 반도체 품귀, 인플레이션 확대에 따른 고금리 등으로 인한 경기둔화로 인한 신흥국 등의 수요 위축,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핵심인 미국의 '바이 아메리칸' 이슈가 불거졌습니다. 여기에 '전동화 시대'의 본격적인 서막이 열린 것도 이때입니다. 

이에 지난해는 현대차나 정의선 회장에게는 여느 해보다 특별하게 아로새겨질 대전환점이 될 듯 합니다. 

전문가나 시장 안팎에선 이 같은 이슈는 분명 현대차나 정의선 회장에게는 악재인 동시에, '도전'의 태세 전환을 이끈 매개체였다는 평가가 우세하기 때문이죠.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현대차와 정 회장은 지난해 예상 밖의 선전을 펼치며, 글로벌 자동차 산업계의 대전환기에서 기선을 잡은 형국입니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현대차의 위상 변화를 예측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정도이니, 이변이라는 표현도 어색하지 않을 듯 합니다.

특히 현대차가 얼마 전까지 해도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가성비'의 대명사에서 이제는 '비싼 비용(돈)을 들여서라도 사야 하는 차(고급카)'로의 이미지 전환에 성공하고 있다는 점은 높은 평가를 받기에 충분할 정도죠. 

이는 현대차와 정의선 회장이 낸 미국 성적표에서도 어렵지 않게 유추 할 수 있습니다. 구독자 수가 1억2000여만명으로 '세계 1위' 구독자 를 보유한 유튜버 '미스터 비스트'의 챌린지에서 독자들에게 람보르기니와 함께 선물했던 차에 현대차가 나와 화제가 된 사실도 미국에서 현대차의 인지도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죠.

앞서 언급했듯이 현대차는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각종 리스크 속에서도 전년 대비 판매량이 늘었습니다. 지난해 업계에서 판매량이 증가한 업체는 미국의 테슬라, 중국의 BYD 등 몇 업체 안 됩니다. 테슬라는 가격 인하 정책 등의 물량 공세와 중국 업체들은 14억 내수 시장이라는 뒷배경을 감안한다면, 현대차의 선전은 상당히 고무적일 정도입니다. 

그 이유에는 현대차의 전기차 등 ▲친환경차 ▲고부가가치 ▲중국과 미국 등 '빅2' 및 신흥국 시장에서의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 등이 꼽힙니다. 특히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의 본토이자, 격전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의 판매 등 영업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작년 기준, 전년 대비 196.2%나 판매가 신장했습니다. 그 수만 5만8028대나 되죠.

정 회장의 미국 전략에도 이제 계산이 서는 모양새입니다. 정 회장이 '퍼스트 무버' 전략을 앞세워 전기차 아이오닉5 등이 미국 시장 등에서 높은 판매고를 올리며 작년 해외판매가 전년 대비 2.9% 끌어올린 사실이 이를 말해주고 있죠. 

고부가가치 전략도 눈길을 끕니다. 2015년 정의선 회장이 프리미엄 전략으로 내세운 제네시스 브랜드가 콧대 높은 미국 본토에서 먹히고 있다는 걸 입증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스포츠스타 타이거 우즈가 큰 사고에서 자신의 목숨을 지켜줬다며 엄치를 들어올린 제네시스는 지난해 판매량이 미국에서만 1년 사이 14%나 늘었죠.

정 회장은 제네시스를 만들 당시 일각에선 '자동차 프리미엄 프랜드 시장에서 막차를 탔다'거나 '국내용 프리미엄 브랜드'라고 비이냥을 듣기도 했으나, 지난해 자신의 판단과 전략이 틀리지 않았음을 성적표로 입증해냈습니다. 지난해 환율 변동이 컸던 만큼 고부가가치 모댈인 제네시스가 수익성 방어에 첨병 역할을 한 셈입니다. 

제너시스는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던 제네시스는 6948대로 시작해 2017년 2만612대까지 팔렸다가 2018년 1만311대로 주춤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2019년엔 G70 등이 투입되면서 반등을 거듭하다가 2020년 전후 조정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미국에서 1년 전에 비해 13.7% 증가한 5만6410대를 팔며, 궤도에 안착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에 현대차에게는 이제, 과거 일본이 주도했던 동남아, 아프리카와 함께, 미국과 함께 '빅2' 시장인 중국이 남은 셈이다. 이는 정 회장의 경영철학이자, 목표인 글로벌 시장에서 1등을 위한 승부수에서 이제 좀 계산이 서는 모습입니다.

이 이야기는 현재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4위 수준인 현대차의 위상이 앞으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단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와 정의선 회장이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물론 경제계에서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를 위협할 다크호스이자,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은 전 세계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팩트이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