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 왼쪽부터)정혜령,김보라 작가 작품 (아래 왼쪽부터)김해심,유재흥 작가 작품/사진=바깥미술회
(윗 왼쪽부터)정혜령,김보라 작가 작품 (아래 왼쪽부터)김해심,유재흥 작가 작품/사진=바깥미술회

2023 바깥미술 두물머리展 “산알 [살아 있는 알의 생태순환]”을 주제로 한 전시회가 지난 18일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 일대에서 개막돼 오는 26일까지 계속된다.

1981년 <겨울, 대성리 31인전> 이후 국내외 야외현장에서 현장설치미술전을 개최하던 바깥미술회가 한국 야외설치미술의 새장을 연 42년이 된 시점에서 북한강과 남한강이 흐르는 양평 두물머리에서 열리는 전시회이다.

이번 바깥미술 두물머리展 “산알 [살아 있는 알의 생태순환] 전시회”에는 김용민, 김창환, 김보라, 이호상, 임충재, 정하응, 정혜령, 최운영, 김해심, 유재흥, 박봉기, 조미영, 이자연, 황지희 총 14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바깥미술회는 현장설치미술의 가치와 자연과 예술의 의미를 듣는 시간을 마련하여 새로운 시대의 자연, 생태, 환경에 대한 국내외 다양한 예술적 가능성을 탐색하고, 장르와 지역을 뛰어넘는 문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전시회의 목적이다.

(왼쪽부터)김용민,박봉기 작가 작품/사진=바깥미술회
(왼쪽부터)김용민,박봉기 작가 작품/사진=바깥미술회

특히 바깥미술전은 전시 현장에 체류하며 작품을 제작 설치하는 레지던시형 전시로 지역과 자연 현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현장 설치미술이기에 지난 2월 13일부터 17일까지 14명의 작가가 자연 속에서 현장 작업을 통해 각자의 작품을 완성했다.

참여 작가의 전시 작품을 살펴보면 정혜령 작가의 '어제의 오늘'은 어제의 플라스틱이 오늘의 지구를 만들지 않았는지 고민하여 버려진  그물과 낚싯줄로 뜨개질한 물고기를 형상화했고, 김보라 작가의 '얼었다, 녹았다, 말없이.’는 얼음이 자라난 모습을 식물의 형태로 표현해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말없이 자라고 사라지면서 알려주는 계절의 촉감을 은유적으로 상징하고 있다

김해심 작가의 '물의 몸’은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의 얼어붙은 강물 위로 얹어진 돌이 얼음이 다시 녹으면서 서서히 가라앉는다는 ‘얼음이 물의 몸’이라는 의미와 작가의 머리 위에 얹어진 돌과 인체의 70%가 물이 이루어졌다는 퍼포먼스를 통해 ‘돌은 무엇의 몸이었을까’라는 의미를 함께 표현했고, 유재흥 작가의 '공간의 관계성 만들기'는 나무와 그것이 서 있는 그곳에서 만들어 내는 공간의 관계성과 그 공간이 이어져 만들어 내는 라인에 대한 해석과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고자 표현한 작품이다. 

(왼쪽부터)조미영,김창환,이호상 작가 작품/사진=바깥미술회
(왼쪽부터)조미영,김창환,이호상 작가 작품/사진=바깥미술회

김용민 작가의 '버드나무 정원 아래서..Down By The Sally Gardens'은 버드나무 숲이 주는 살아 있는 생명을 느끼며 정원을 산책하는 편안함을 은유적으로 표현했고, 조미영 작가의 '은밀(隱密)'은 멈춘 듯 흐르듯이 숨기듯 드러낸다는 의미로 작가가 자기 몸에 줄을 묶는 퍼포먼스와 함께 갈대를 묶어 작품을 만들었던 행위가 자신이 줄에 묶이면서 갈대가 되어보는 경험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박봉기 작가의 '호흡'은 남한강을 '물방울'로 형상화해 우리에게는 비탄의 눈물로 보이기도 하지만 물 한 방울이 선사하는 아늑함, 포근함의 의미를 작품 속에 담아냈고, 김창환 작가의 '가끔 하늘을 본다.'는 하늘과 별자리를 보면서 힐링을 받는 자신을 상징하며 관객에게 그러한 행복을 나누어 주고자 작품으로 형상화했다.

(왼쪽부터)황지희,임충재,이자연 작가 작품/사진=바깥미술회
(왼쪽부터)황지희,임충재,이자연 작가 작품/사진=바깥미술회

이호상 작가의 '서있다'는 암담하고 절망적인 시대 상황과 암혹한 세월에 작가 자신의 상태에서 다시 서고자 하는 모습을 표현했고, 정하응 작가의 '산, 산이 부서지다.' 는 강 건너편 산의 모습을 흙으로 담으려니 땅속에 쓰레기들이 자꾸만 나오는 것에 부서지는 강, 산들에 미안한 마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이자연 작가의 '땅의 얼굴'은 땅을 긁어내어 각질을 벗기듯이 겨울의 때를 벗고 봄을 준비하는 푸릇한 생명을 표현하는 땅의 얼굴을 형상화했고, 황지희 작가의 '곤란한 공기'는 1평짜리 집을 만들어 곤란한 공간이지만 햇볕도 잘 들고 바람도 너무 잘 통하는 집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왼쪽부터)정하응,최운영 작가 작품/사진=바깥미술회
(왼쪽부터)정하응,최운영 작가 작품/사진=바깥미술회

최운영 작가는 '일어서. 나아간다' 작품을 가까이 와 천천히 감상할 것을 권하며 작품 설명을 대신했고, 임충재 작가의 '끔찍한 상상2(비닐 버섯)은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비닐 플라스틱 산업 폐기물이 기후 생태 자연을 오염시키는 플라스틱 형태의 버섯이라는 생명체로 만들어져 어떠한 영향과 독성을 품고 우리 앞에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끔찍한 상상을 작품으로 선보였다.

한편, 코로나19로 중단되어 3년 만에 개최되는 이번 2023 바깥미술 두물머리展 “산알 [살아 있는 알의 생태순환]”이 개최된 장소는 남한강과 북한강의 큰 물줄기 둘이 머리를 맞대어 만나는 곳이기에 두물머리라고 하고 한자로 양수리(兩水里)로 불린다. 이곳에서 주변의 자연환경과 개성 넘친 작가들의 생태 친환경적 작품이 하나의 공간으로 어울려 관람객들에게 또 다른 힐링을 선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