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주택가에서 40대 여성을 납치해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이모 씨 등 3명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강남 주택가에서 40대 여성을 납치해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이모 씨 등 3명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한 여성을 납치하고 살해한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이모(35)씨와 피해자 A(48)씨가 과거 가상화폐 투자와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붙잡인 용의자 3명 중 A씨와 평소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 이씨는 공범 두 명에게 범행을 제안하며, 범행에 가담시킨 인물이다. 가상화폐 투자와 형사사건으로 뒤 얽힌 두 사람의 관계가 범행 동기를 파악하는 단초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씨와 A씨는 재작년 2월 서울의 한 호텔에 투숙 중이던 B씨와 만나 가상화폐를 갈취하려 한 혐의로 경찰의 수사선상에 올랐다. 이들이 투자한 가상화폐가 급락하자, 또 다른 투자자 B씨가 시세조종을 했다고 판단하고 가상화폐를 갈취하려 한 것이다.

당시 이씨와 A씨 외에도 크게 손실을 본 가상화폐 투자자 총 16명이 B씨를 찾아가 협박한 끝에 약 1억9000만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빼앗으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씨와 A씨는 범행을 주도하진 않았고, B씨에게 갈취한 가상화폐도 전부 주범 C씨가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이씨는 공동공갈 혐의로 최근 검찰에 넘겨졌다. 다만 A씨는 혐의가 크게 없어 불송치 결정이 내려졌다. 가상화폐 발행업체에서 근무한 A씨는 직접 투자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A씨와 같은 가상화폐에 투자, 공갈 사건에도 함께 연루된 만큼, A씨의 가상화폐 보유 규모나 재력에 관해 명확히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이씨는 경찰에 검거된 후 A씨 납치와 살해 혐의에 관해선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이 두 사람과 가상화폐 투자로 얽힌 이들 중 이씨와 공동 범행을 모의한 공범이 더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놓고 관련자들 사이 금전거래와 오간 돈의 성격, A씨의 자산 규모와 관련 사업, 형사사건을 비롯, 법적 분쟁 경과 등을 폭넓게 조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