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들어서도 우리나라 성장 엔진인 수출이 맥을 못추면서 경제 사정이 움추려들고 있다.(사진=글로벌경제신문)
올해들어서도 우리나라 성장 엔진인 수출이 맥을 못추면서 경제 사정이 움추려들고 있다.(사진=글로벌경제신문)

올해들어서도 우리나라 성장 엔진인 수출이 맥을 못추면서 경제 사정이 움추려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따른 공급망 교란으로 기업들의 수출 실적 등이 부진한데다, 고금리 여파로 가계 사정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우리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업황이 올 하반기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거시경제 사정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질 않고 있다. 더욱이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재개) 등의 수혜로 수출에 비해 개선세가 뚜렷할 것으로 예상되던 소비마저도 회복세가 신통치 않으면서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난국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 등 주요 경제기관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9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당초 전망치인 1.5% 보다 0.2%p 낮은 1.3%로 전망했다.

그 이유는 극심한 수출부진에 따라 내수경기 회복세도 약화된 것을 꼽을 수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4월 국제수지(잠정)'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경상수지는 7억9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이 같은 양상은 다른 기관들의 전망치 흐름과도 별 반 다르지 않다. 

한은이 최근 내놓은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4%로 하향조정했다. 이는 지난 2월 전망치(1.6%)와 비교해 0.2%p 하향 조정한 것이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5%로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산업연구원도 올 하반기 설비투자 0.8% 감소하는 반면 내수는 전년 대비 2.7% 내외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연간 성장률이 1.4%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작년 11월 예상치(1.9%)보다 0.5%p나 떨어진 전망치다. 

외국에서 보는 우리 경제 상황도 이와 맥이 통한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최근 세계 경제 전망치를 높여잡으면서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종전 1.6%에서 1.5%로 낮췄고,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3월 1.6%에서 소폭 하락한 수치다. 올해 한국 경제가 ▲반도체 경기 둔화와 ▲통화 긴축, ▲부동산 시장 조정 등으로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한목소리다. 

이 같은 우리 경제의 흐름과 원인에 대해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과 유로지역 등 통화긴축 지속 및 누적 영향에 따르는 경기 하방 압력 상승, 미중 갈등 지속 등으로 외수 환경의 개선 기대감은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그런 상황에서 대외신인도가 굳건히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무디스는 지난 달,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과 동일한 수준인 'Aa2'로 유지했다. 등급 전망도 기존과 동일한 '안정적'을 부여했다. Aa2는 무디스 평가에서 Aaa, Aa1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무디스는 한국에 이같은 국가신용등급을 부여한 이유로 △다변화되고 경쟁력 있는 경제구조 및 효과적인 정책 대응 △양호한 대외건전성 △강한 재정건전화 의지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