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기획] 메디체인, '환자 스스로 본인 기록 관리'
[해외 기획] 메디체인, '환자 스스로 본인 기록 관리'
  • [글로벌경제신문 이관형 기자]
  • 승인 2018.04.1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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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ICO박스
사진 = ICO박스

 

의료기록을 환자 스스로 보관·교환하고 해킹으로부터 민감정보를 보호할 수 있게 해주는 블록체인 플랫폼 '메디체인(MEDICHAIN)'이 눈길을 끌고 있다. 메디체인은 데이터 저장 및 분산을 위한 블록체인 솔루션이자 빅데이터 플랫폼이다. 메디체인 창립자 겸 최고 경영자 마크베이커(Mark Baker) 박사는 오랜 기간 암연구에 종사한 빅데이터 전문가이다. 그와 대화를 나누었다.

- 메디체인프로젝트를 시작한 계기는?

▲ 저는 빅데이터에 대해서 오랫동안 고민해왔습니다. 옥스퍼드대 동료들과 함께 데이터를 공유하는 방법에 대해서 활발하게 논의하고 아이디어를 개진해왔습니다. 데이터 접근을 위해 모든 데이터 조각에 디지털 서명을 필요로 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데이터의 출처를 쉽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3년 전에 영국 에든버러대학에서 국민보건서비스(NHS) 데이터를 활용한 예측분석 스타트업을 창업해보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에든버러대학은 치료방법과 함께 약물치료의 숨겨진 부작용을 파악하고, 향후 활용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볼 방침이었습니다. 비록 이 프로젝트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저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미국 보건 시스템을 경험했고, (영국 외) 다른 나라의 보건시스템이 파편화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미국의 경우에도 환자들이 본인의 데이터를 통합해 스스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 동안 데이터 보호와 환자 개인 정보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저는 이 문제를 지금까지와는 반대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믿었습니다. 사람들이 보다 성숙해지고 데이터의 가치를 이해하게 되면, 본인의 데이터를 100% 스스로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의약품 개발비용을 부담할 여력이 없는 국가에 투자하면 수익성이 높지 않다. 개발도상국 환자들이 제약회사에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면 금전적인 가치가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프로젝트가 개발도상국의 환자들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

▲ 현재 중요한 쟁점이 되는 문제입니다. 물론 우리는 사람들이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돈이 없어서 데이터를 판매하는 상황을 원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규모가 큰 개발도상국의 경우, 시스템을 혁신할 기회(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도의 경우, 스마트폰을 보유한 인구의 비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스마트폰의 자료가 대규모 데이터 시스템으로 곧바로 이동된다면 혜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인도시장에서 소비자 1인이 제약회사에 주는 금전적인 가치는 비교적 낮지만, 전체 시장으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인도 경제는 유럽 전체와 규모가 비슷하고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 프로젝트를 시작한 후, 회의를 느끼지는 않았나?

▲ 저는 회의를 느끼기 보다는 도전의식을 느꼈습니다. 향후 극복해야 할 중요한 문제가 있지만, 이미 로드맵이 구상돼 있습니다. 물론 문제의 규모를 평가절하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습니다. 탁월한 능력을 갖춘 많은 사람들이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많이 투자했지만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겸손하게 경청하는 자세를 가지려고 합니다. 전체 문제는 아주 크다고 할 수 있지만, 문제를 조금씩 나눠서 해결할 계획입니다. 위험을 줄일 수는 있겠지만 문제가 크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습니다.

- 마스터플랜에서 다음 단계는?

▲ 메디체인은 밀접하게 연관된 여러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추진할 잠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물인터넷·원격의료서비스·의사방문서비스 등은 메디체인에 데이터로 입력되기도 하지만, 각자 독립적인 프로젝트로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독립적인 프로젝트로서 기능하는 동시에 전체 시스템의 일부가 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의료분야에서 매우 폭 넓은 협업이 가능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 왜 수학·과학을 접목한 분야에서 일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한 분야에서시작해서 다른 분야로 옮겨 간 것인지?

▲ 저는 아홉살 때 컴퓨터를 처음 접했습니다. 아버지가 전자공학과교수였는데, 여름방학 때면 가르치던 대학에 저를 데리고 가셨습니다. 저는 그 때 중앙 컴퓨터가 있는 컴퓨터실에서 놀고는 했습니다. 저는 컴퓨터 콘솔에 손이 닿지 않아서 컴퓨터 출력지를 높이 쌓아두고 그 위에 서서 컴퓨터를 했습니다. 강력한 IBM 중앙컴퓨터로 처음 컴퓨터를 배운 셈입니다.

대학 입학 전에는 스타트업 회사를 창업해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거울을 이용하지 않고 단일가 간섭지점과 특정 유형·방향의 사진건판만을 이용한 홀로그램 제작기법을 개발했습니다. 그후 임페리얼 칼리지에서 생화학을 전공하고 킹스칼리지런던에서 생명물리학과 생명공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박사과정은 옥스퍼드에서 마쳤고, 졸업한 후에는 제약회사에서 일했습니다. 당시에는 새로운 분야였던 알고리즘을 연구하고 데이터 병렬처리를 했습니다. 필요한 처리속도를 얻기 위해서 하드웨어까지 직접 설계했습니다.

- 처음에 어떤 매력을 느껴서 암 연구를 시작했는지?

▲ 저는 세상에 큰 영향을 주는 분야에서 일하면서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었습니다. 암은 사망원인 중 1위를 차지하는 질병이고,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암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보다 체계적이고 수치적인 접근방법으로 많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분야를 찾고 있었기 때문에, 암연구가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 어떤 계기로 데이터 과학분야에서 일하게 됐는지?

▲ 인간이 세상을 지배하는 힘은 매우 제한된 몇 가지 정신적인 도구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이 도구 중에는 논리가 있습니다. 논리를 통해서 감정과 분리된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가능합니다. 논리적인 수학능력 덕분에 우리의 뇌는 이해 능력을 가지게 됐습니다.

데이터 과학이란 사실 수학의 규모를 확대 적용한 것입니다.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는 수학과 과학입니다. 우리시대에는 의학에 수학을 접목하는 기법이 새롭게 개발됐는데, 이는 오늘날 우리가 ‘데이터과학’이라고 부르는 분야입니다. 데이터는 확률적인 성질이 있기 때문에 기존 접근 방법과 다른 새로운 방향에서 다가기로 했고, 데이터 과학을 활용하게 됐습니다.

- 젊은 시절의 본인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는지? 혹시 후회되는 점은?

▲ 후회는 없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하는 선택이 쌓여서 현재의 제 모습이 됐는데, 과거를 바꿀 이유는 없습니다. 하지만 젊은 시절의 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있습니다. 다른 젊은이들이 저 같은 실수를 하는 것을 자주 보는데, 기회가 있을 때는 반드시 잡고 남들이 가는 길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말라고 충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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