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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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베트남이 교역 규모를 확대하고 핵심 광물 공급망과 미래 에너지, 기술 등 다방면으로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국내 기업·기관들은 23일 베트남 측과 제조업, 정보기술(IT), 에너지, 서비스,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111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정부 측은 정상 순방 성과 중 역대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교역 분야에서 2건의 계약과 52건의 MOU가, 기술 분야에서 28건의 MOU가, 공급망·미래협력 분야에서 29건의 MOU가 체결됐다.

우선 양국 정부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상황에 대응하고자 '핵심 광물 공급망 센터'를 설립해 광물자원 탐사부터 연구, 교육 훈련, 합작법인(JV) 지원에 이르기까지 공급망 관련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베트남은 스마트폰, 전기차 등 첨단산업 핵심 광물인 희토류 매장량이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고 다른 천연자원도 풍부한 자원 부국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등으로 핵심 광물 확보 여건이 날로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베트남과의 협력 확대가 국내 산업계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줄지에 관심이 쏠린다.

공급망 협력과 관련한 양국 기관·기업 간 MOU도 다수 체결됐다. 국내외 광물 자원 탐사 지원과 핵심 광물 비축 사업을 하는 한국광해광업공단은 베트남 광업제련연구소와 핵심 광물 개발, 지속가능한 광업 등 분야에서 협력하는 MOU를 맺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베트남 지질총국과 핵심 광물 선광·제련기술 분야에 협력하기로 했다.

친환경 에너지와 관련한 협력도 강화된다. SK E&S, SK에너지 등 SK그룹의 에너지 계열사들은 베트남 최대 국영기업 베트남석유가스그룹(PVN) 등과 수소산업 구축 촉진,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프로젝트 개발 협력 등 미래 에너지 사업에 협력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베트남 천연자연환경부와 온실가스 국외 이전 분야 협력을 추진하기 위한 '한·베트남 파리협정 제6조 이행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해 기후변화 대응 산업으로까지 협력 분야를 넓혔다.

서비스업부터 인프라, 첨단 산업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기술 협력도 추진된다. 현대건설 등은 베트남 비텍스코사와 스마트 신도시 사업 공동개발에,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지 전기차 업체 빈패스트와 베트남 모빌리티 시스템 디지털화에 협력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자율주행 기술(에스더블유엠), K스마트팜(플랜티팜), 관광산업 디지털 전환(야놀자클라우드) 등에서도 협력이 강화된다.

한국석유공사는 베트남 국영석유사(PVN)와 MOU를 체결하고 석유 개발과 저탄소 신에너지 사업 및 석유 비축 사업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사는 베트남 융깟 석유 비축 기지(지하 저장 프로젝트)를 신속히 건설하고 운영에 협력할 계획이다. 

한·베트남 정부는 지난해 877억달러였던 양국 교역 규모를 2030년까지 배 가까운 1500억달러로 확대한다는 데도 뜻을 모았다. 그간 약 9000개에 달하는 한국 기업이 진출한 베트남은 중국과 미국에 이어 한국과의 교역 규모가 세 번째로 큰 나라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전날 현지에서 진행된 무역상담회에는 국내 기업 100개사가 참여해 540여건에 이르는 상담을 통해 56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현장에서 추진하는 성과도 거뒀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양국 간 무역 활력이 다소 떨어지고 있는 시기에 이뤄진 윤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은 2030년 무역 규모 1500억달러 목표 달성을 위해 양국 무역의 역동성을 회복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