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간 갈등이 AI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이 고위급 회담을 추진하는 등 손잡는 듯한 제스처를 보이고 있지만 기술 경쟁에선 한 치의 양보도 없다는 건 확실하다. 

  미-중간 기술 경쟁이 반도체에서 AI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미-중간 기술 경쟁이 반도체에서 AI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대중 추가 수출규제를 예고하면서 그 타깃은 반도체는 물론, AI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 수혜주인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주가가 약세를 거듭하고 있다.

 ◇ "중국과의 AI 전쟁은 국가 비상 사태"...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

 전 구글 CEO이자 2016년부터 2021년까지 미국 인공지능 국가안보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에릭 슈미트가 한 발언이다.

 슈미트 전 구글 CEO의 이같은 발언을 신호탄으로 본격적으로 미국의 기조가 바뀌기 시작했다. 지난해에 반도체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엔 AI 분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이 AI 기술 패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 건 몇 년 전부터다. 하지만 지난해 하순 오픈AI가 생성AI 플랫폼을 발표하면서 치열해 지기 시작했다.

  미국과 중국의 연도별 AI분야 투자 비교. 자료=PREQIN 블룸버그통신
  미국과 중국의 연도별 AI분야 투자 비교. 자료=PREQIN 블룸버그통신

 미국의 컨설틴업체 프레킹(PREQIN)에 따르면 미국의 AI분야 투자 규모는 올들어 이달 중순까지 266억달러(35조원)에 달했다. 

 반면 중국 투자는 40억달러에 불과했다. 

 생성AI 개발 규모면에서 미국은 447개 사가 생성AI 기술을 개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생성AI 기술 개발은 3분의 2 수준이지만 2년전에는 절반에도 못 미쳤다는 점을 들며 미-중 간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AI분야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에 비해 AI분야 기술에서 앞서고 있다고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 중국, 2010년부터 AI 관련 논문 발표는 줄 곧 1위 기록...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도 챗GDP 개발 완료

​ 중국은 AI 인용 발표에서 2010년부터 미국을 앞서 왔다.

 스탠퍼드大의 AI인덱스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중국의 AI 인용 건수는 글로벌 전체의 30%에 달했다. 미국의 두 배 이상이었다.

 그러나 AI 기초기술을 여러 분야에 응용한 사례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4600건에 달했다. 이는 중국의 3.5배 수준이라고 AI인덱스는 지적했다.

 오픈AI의 챗GDP가 전세계에 AI 열풍을 불러 일으키며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엔비디아 등 관련 기업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개발 열기도 이에 질세라 바이두를 비롯해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등 중국 빅테크기업들도 챗GDP 개발을 완료했거나 완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미국의 오픈AI가 챗GDP 플랫폼을 공개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챗GDP 열풍을 불러일으켰지만 중국의 빅테크기업들로 바이두 텐센트 알리바바 등을 중심으로 대항마 개발을 완료했거나 완료를 앞두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미국의 오픈AI가 챗GDP 플랫폼을 공개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챗GDP 열풍을 불러일으켰지만 중국의 빅테크기업들로 바이두 텐센트 알리바바 등을 중심으로 대항마 개발을 완료했거나 완료를 앞두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챗GDP 플랫폼을 둘러싼 미-중 빅테크 기업들간에 치열한 생존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은 반도체의 경우 대중 수출 규제에 촛점을 두고 있지만 AI 분야는 미국의 기술우위를 보호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친중파로 알려진 헨리 키신저 전 장관이 지난 달 한 인터뷰에서 미중이 대화해야 할 중요한 분야로 AI를 꼽았다.

 "미국 일각에서는 중국이 패배하면 민주주의와 평화로 돌아설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런 선례는 없다. 공산 정권이 무너지면 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쟁사를 살펴보면 지리의 한계, 정확성의 한계 등으로 적군을 완파할 능력이 있었던 적은 없었다. 하지만 AI의 등장으로 이제 그런 한계가 없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