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민 우영한의원 원장.
정준민 우영한의원 원장.

암, 간경화, 신부전, 심장질환 등 생명에 위협적인 질병이나 당뇨, 위장병, 천식, 척추질환, 불면증, 비염, 알러지 등 평생 현대인을 괴롭히는 질병은 누구에게나 걱정거리다. 그런데 대부분의 질병이 따지고 보면 담적병(痰積病)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체질에 따라 담적이 심해지면 각종 질병이 되는 것이다.

내 몸에 부적합한 음식을 알게 모르게 꾸준히 먹게 되어 발생하는 담적(痰積)은 미세 노폐물에 의한 경직과 순환장애 현상을 지칭한다. 담적의 위치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질병의 종류가 달라진다. 그러므로 담적 치료를 하게 되면 큰 병을 예방하고 평생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 한 예로 어깨질환과 담적과의 관계를 살펴보자.

2~3개월의 치료에도 낫지 않는 어깨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러 검사를 하고 수술과 시술, 물리치료, 도수치료를 받아도 호전되지 않고 심한 통증과 운동 제한으로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적지 않다.

2개월이 지나도 호전되지 않는 어깨질환, 특히 오른쪽 어깨질환은 복부 담적 치료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원인이 어깨가 아니라 복부에 있기 때문이다. 뿌리에 문제가 있다면, 가지와 잎을 붙들고 있을 일이 아니라 뿌리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어깨질환 관련하여 담적 치료를 할 때 침 치료와 추나 치료도 가능하지만, 90% 이상은 한약으로 담적을 치료한다. 가감오적산(加減五積散)과 온백원(溫白元)이 부정거사(扶正祛邪) 원리로 담적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한약이다.

몸을 건강하게 바꾼 다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높여주는 것이 바로 부정거사(扶正祛邪)의 원리라 할 수 있다.담적이 발생하는 원인은 몸에 적합하지 않은 음식을 장기적으로 섭취하기 때문이다. 담적 치료 한약을 복용하게 되면 묵은 노폐물과 담적이 배출되고 몸은 건강해져, 부정거사의 능력이 생긴다. 그러면 몸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었을 때 자동으로 거부반응이 나타난다. 몸에 해로운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경보가 울리듯 거부반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서 자기도 모르게 몸이 건강해지는 것이다.

어깨질환이 있는 사람은 특정 음식을 먹을 때마다 어깨에 불편한 반응이 생김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특정 음식이 담적을 만들고, 그 담적에 의한 경직과 순환장애가 어깨질환으로 이어짐을 스스로 알아차리게 된다. 결국에는 그러한 음식을 피하고 내 몸에 맞는 음식만 먹게 되어 담적은 생기지 않는다. 이것이 어깨질환에 대한 담적 치료 방법이다.

담적은 치료 못지않게 예방도 중요하다. 담적을 예방하기 위해 스스로 실행할 수 있는 식생활 방법 세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아침 5~8시 사이에 따뜻한 흰쌀밥으로 아침을 먹는 것이다. 장과 위에 정기가 회복되어야 담적이 발생하지 않는다.

둘째, 차가운 음식과 생야채 대신에 뜨거운 물과 더운 야채를 먹는다. 차가운 음식은 장과 위를 굳어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셋째, 밀가루나 고구마 같은 든든한 음식은 먹지 않는다. 든든한 느낌은 소화 시간이 긴 음식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소화 시간이 길면 장과 위에 피로가 증가하게 되고, 음식물의 최종 배출이 지연되므로 담적이 발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