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하반기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하면서 하반기 실적 개선을 예고했다. 올해 1분기 '반도체 쇼크'로 부진했던 실적을 갤럭시Z 시리즈로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하반기 경쟁작 애플의 아이폰15 시리즈 출시가 애초 예상보다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삼성전자의 신제품 조기 출시 전략이 적중할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COEX)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삼성전자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갤럭시 Z 플립5'와 '갤럭시 Z 폴드5'를 공개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COEX)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삼성전자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갤럭시 Z 플립5'와 '갤럭시 Z 폴드5'를 공개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6일 오후 8시 '갤럭시 언팩' 행사를 열고 갤럭시Z플립5와 갤럭시Z폴드5를 공개했다. 이례적인 조기 출시다. 삼성전자는 통상 8월 둘째주에 언팩을 개최해 왔다. 새 폴더블폰 제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바탕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경쟁사들의 신제품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출시된 모토로라의 폴더블폰과 구글의 픽셀 폴드를 견제하고, 애플의 아이폰15 출시를 앞두고 '신제품 출시 효과'를 누리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애플의 신작 아이폰15의 출시가 9월이 아닌 10월로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신제품 선점 효과가 제대로 나타날 전망이다. 실제로 애플인사이더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글로벌 증권 분석가인 웜시 모한은 최근 연구 노트에서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 ‘데뷔’가 9월을 넘길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모한은 애플의 공급망 채널에 대한 점검을 토대로 이같이 예상하고 아이폰 15 출시가 10월부터 12월까지 이어지는 4분기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출시 지연이 현실화되면 삼성의 폴더블폰과 애플의 아이폰15 출시 시점은 최소 3개월가량 벌어진다. 업계는 애플의 신제품 공개가 늦춰질 경우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조기 출시 승부수가 적중하는 것이다.

갤럭시 Z 폴드5 아이스블루, 갤럭시 Z 플립5 민트.(사진=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5 아이스블루, 갤럭시 Z 플립5 민트.(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MX 사업부는 올해 2분기 2조7000억원∼2조8000억원 수준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갤럭시S23 시리즈 출시 효과에 힘입어 1분기 MX와 네트워크 부문 영업이익이 3조9400억원에 달했던 데 반해 1조원가량 흑자 폭이 줄어드는 셈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침체 영향이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폴더블폰 출시를 앞당기면 아이폰 신제품 공백에 따른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의 공격적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도 차세대 폴더블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노 사장은 지난 19일 삼성전자 뉴스룸에 올린 '고객 중심의 디자인과 혁신으로 만들어가는 우리의 미래'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밀리미터 두께의 차이는 사소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 세밀한 변화에도 고도화된 공학 기술과 장인정신이 담겨 있다"며 "휴대성을 높여 그 어느 때보다 얇고, 가벼우면서도 더욱 견고한 폴더블을 만들기 위해 혁신하였고, 여러분들도 그 변화를 체감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 하반기는 경쟁사들의 폴더블폰 신제품 러시와 애플의 아이폰15 출시 등으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전자는 이를 견제하기 위해 사상 첫 한국 언팩과 조기 출시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