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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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를 이끌 차기 대표이사(CEO) 후보가 3인으로 압축됐다. 정치권 인사는 모두 배제된 가운데 추려진 3명이 모두 ICT 전문가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 반면, 일각에선 여전히 외압 가능성을 제기하며 보다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27일 대표이사 후보 심층면접 대상자로 박윤영 전 KT 사장, 김영섭 전 LG CNS 사장, 차상균 서울대 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정관 개정안에 기존 CEO 자격 요건이었던 'ICT 분야 전문성' 항목이 삭제되면서 '낙하산 인사' 방지에 취약하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업계에선 이번에 추려진 숏리스트 후보 3인이 모두 ICT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KT의 미래 사업을 이끌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유일하게 'KT맨'인 박윤영 전 사장은 KT 연구직 출신이다. 이후 SK로 자리를 옮겼다가 다시 KT로 복귀했다. 박 전 사장은 KT 미래사업개발그룹장, 기업사업컨설팅부문장, 기업사업부문장 등을 역임했으며 KT 디지코 사업의 초석을 다진 인물로 평가받는다. 회사 내부에서는 B2B 분야에서 새 사업모델을 발굴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은 대표적인 'LG맨'이다. KT와 인연이 없지만, 재무와 IT 사업에 모두 정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LG상사(현 LX인터내셔널)의 전신인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해 총무과와 LG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을 거쳤다. 2003년부터는 LG CNS에 몸담아 부사장직에 올랐다. 이후 LG유플러스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맡았으며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LG CNS 대표이사직을 수행했다.

AI 전문가로 꼽히는 차상균 교수는 KT와 인연이 깊다. 그는 이석채 KT 회장 시절인 2012∼2019년 사외이사를 맡은 바 있다. 업계에서는 정치적인 비판에서 자유롭다는 장점과 함께 KT의 미래 사업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하고 있다.

차 교수는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전기공학박사를 받았다. 1992년부터 서울대 공과대학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맡았고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장·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장, 한국전력공사 '디지털 켑코(KEPCO)' 추진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 KT "대표이사 선임 8월 중 끝낸다"··· 낙하산 우려는 '여전'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다음주 중으로 후보 3인에 대한 심층면접 심사를 진행해 KT 대표이사 후보 최종 1인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후 8월말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다만 낙하산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사장과 차 교수의 경우 대통령실과 얽혀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새노조는 이들이 이관섭 현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1961년생) 친형과 '경북대 사대부고' 동문이라고 지적하며 외압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꼬집었다.

KT 새노조는 "이사회는 무엇보다 낙하산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후보를 면밀히 검증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후보의 통신 전문성을 심층 평가하고, 기존 KT의 경영실패에 대한 후보의 개혁의지를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