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헝다에 이어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인 컨트리가든이 디폴트위기에 놓였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중국의 부채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여전히 글로벌 경제의 공장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이 부동산과 부채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중국뿐 만 글로벌 경제에 미칠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컨트리가든이 짓다 만 아파트 공사현장. 사진=블룸버그통신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컨트리가든이 짓다 만 아파트 공사현장. 사진=블룸버그통신

 ◇ 중국 정부의 딜레마...'대차대조표 불황' 우려에 선택 폭 좁아

  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시간) 컨트리 가든이 지난 6일 만기 도래한 액면가 10억 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 2250만 달러(약 300억)를 상환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컨트리 가든이 30일 이후에도 이자를 갚지 못하면 최종 디폴트 처리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2년 전 중국의 유명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도 디폴트 위기를 맞아 중국 부동산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었다. 

 헝다 사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 통신은  컨트리 가든이 헝다보다 4배 많은 부동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헝다보다 더한 충격을 중국 부동산 시장에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NH투자증권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NH투자증권

 특히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년 반 만에 처음으로 하락하는 등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물가하락)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컨트리 가든 사태는 중국 소비자의 지출 여력을 더욱 줄여 디플레이션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9일 7월 CPI가 전년 대비 0.3%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중국 CPI는 2021년 2월 이후 2년 반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중국이 디플레이션에 진입한 가운데, 부동산 시장의 위기가 더욱 고조되고 있어 중국인들의 소비 여력이 소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디플레이션은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스탠다드 처터드 은행의 중화권 담당 딩 슈앙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디플레이션 수준까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컨트리 가든 사태는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중국 전체 경제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어 부동산 시장의 충격이 경제 전체로 확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연도별 예금잔액 추이. 자료=CEIC, NH투자증권
  중국의 연도별 예금잔액 추이. 자료=CEIC, NH투자증권

 ◇ 시장에 돈은 많은데 돈이 돌지 않아...2년 사이 5조달러 은행권에 몰려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는 다양한 부양책을 제시하고 있다. 여러 성 정부 등은 소비진작정책 등을 발표하고 있으며 여러 시 정부는 부동산 시장 지원책을 발표하고 규제를 완화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려 노력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전병하 애널리스트는 "최근 한국 일본 미국에 대한 단체관관 허용 조치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 경제주체의 심리가 개선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소비자신뢰지수는 반등하지 못하고 재차 위축되며 불안한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인민은행과 금융당국은 민영기업의 대출 확대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려 하나 이조차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는 시장에 돈은 많지만 돈이 돌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가계저축 지표를 보면 불과 2년 사이에 40조위안에 가까운 현금이 저축 형태로 전환되었다. 달러로 보면 약 5조달러에 가까운 현금이 은행권에 밀려든 것이다.

 즉 이러한 동맥경화 상황에서, 정부의 부양책은 금융시스템 내에서 돈이 회전하지 않고 저장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중국 정부의 고민거리인 셈이다.

 ◇ 일본이 겪은 대차대조표 불황이 뭐길래...

 대차대조표 불황은 부채가 증가하고, 자산가격이 하락하면서 가계와 기업이 부채 상환에 집중하다가 발생하는 경기침체 현상을 이른다.
 
 지난 1990년대부터 장기불황에 빠져 있는 일본이 대차대조표 불황의 대표적 예로 꼽힌다. 

 1990년대 초반 일본 기업들의 대차대조표상 대변(자본ㆍ부채) 항목의 부채는 급격히 늘어나는 반면, 차변에 있는 자산(부동산)가격은 계속 떨어지자 부채를 감소시키기 위해 투자를 하지 않으면서 경기가 더욱 침체에 빠졌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은 바로 이 대차대조표 불황이란 단어로 요약될 수 있다.

 문제는 중국이 꼭 이 상황에 처해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