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전력에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책임자인 마쓰모토 준이치가 22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에 앞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AP=연합뉴스]
일본 도쿄전력에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책임자인 마쓰모토 준이치가 22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에 앞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AP=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24일 임박한 가운데 국내에선 약하지만 방사능을 지니며 기체 또는 물의 형태로 존재해서 다핵종제거설비 ALPS(알프스)를 통해서도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가 인체에 무해한가 또는  유해한가”라는 주제로 갑론을박의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삼중수소,자연 상태에도 존재해 희석하면 안전 vs.  많은 양을 섭취하면 암 발병

삼중수소(Tritium)은 양성자 하나와 전자로 이루어진 우주에 존재하는 가장 단순한 원소인 수소 원자에 중성자 2개가 추가로 붙은 구조로 수소보다 약 3배가량 무겁고, 주로 원자로의 핵분열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캐나다 원자력안전위원회(Canadian Nuclear Safety Commission)에 따르면 삼중수소는 상대적으로 약한 베타 방사선원으로, 그 자체로는 너무 약해서 피부에 침투할 수 없지만 지나치게 많은 양을 섭취하면 암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고  흡입, 섭취 또는 피부를 통한 흡수를 통해 신체에 유입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인체 내 유입된 대부분의 삼중수소는 소변을 통해 삼중수소로, 호흡을 통해 수분으로, 땀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되고, 흡입된 삼중수소 가스도 대부분은 즉시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식을 통해서는 환경으로 방출된 삼중수소 중 일부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과 같은 영양소로 흡수될 수 있다. 음식으로 섭취되는 삼중수소(유기적으로 결합된 삼중수소)는 삼중수소보다 신체에 더 오래 머무르게 되므로 건강에 약간 더 큰 위험을 초래한다. 이는 삼중수소 원자가 체내에서 붕괴되어 인체 세포에 손상을 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행히 신체는 이러한 유형의 손상을 스스로 복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삼중수소가 자연계의 물이나 음식에도 어느 정도 비율로 존재해 다른 방사능 물질인 라듐 등보다 훨씬 안전하다. 따라서 국제사회는 원전의 삼중수소 방류 기준을 두고 있다.

하지만 국제방사선방어위원회(ICRP)는 극미량의 방사선 역시 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보아, LNT(Linear Non-threshold)를 기준으로 원자력 발전소 주변 식수의 삼중수소 농도를 규제한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리터당 10,000 베크렐(Bq)을 배출 상한 기준으로 삼는다. 이를 지속적으로 마시는 사람의 경우 연간 0.5 mSv의 방사선에 피폭당하는데, 이는 연간 자연방사선 노출량 2.5mSv~3mSv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국가별 음용수 기준치는 호주 74,103 Bq/L, 핀란드는 30,000 Bq/L, 미국 740 Bq/L, 캐나다  7,000Bq/L 다. 방류 기준치는 한국 40,000 Bq/L, 일본 60,000 Bq/L다

◆일본 정부 “삼중수소, 1500 Bq/L로 희석해 최소 134만톤 30년 이상 방류 예정”

이러한 삼중수소가 함유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되는 시점에서 우려되는 점은 양과 기간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22일 8월 기준 134만 톤의 방사능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 수중 트리튬(삼중수소) 농도를 일본 국가 기준치의 40분의 1(1리터당 1500베크렐㏃ 미만) 수준까지 떨어뜨린 후 24일 해저터널로 원전 앞 1㎞ 해역에 흘려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현재 저장량의 98%가량 찬 오염수 탱크가 비워지기까지는 30년 정도가 걸릴 전망이다. 앞으로 오염수가 얼마나 더 늘어나느냐에 따라 정부가 2041~2051년으로 예상한 폐로 작업이 연장될 수도 있다.

◆삼중수소 무해론 “자연의 물 수준으로 희석해 방류해 생물 농축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  

이에 원전 지지자들은 삼중수소를 자연의 물 수준으로 희석해 방류해 생물 농축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 직후 일본 수산성은 "(삼중수소는) 먹이연쇄를 통해 물고기 체내에 거의 축적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최근에는 2021년 4월 14일 국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전 해(2020)에 일곱 차례의 전문가 간담회를 진행했고, "생체에 농축되기 어려우며수산물 섭취 등으로 인한 유의미한 피폭 가능성이 매우 낮다" 며 "(오염수가 국내 해역에 들어올 가능성은) 해류에 따라 확산·희석돼 유의미한 영향은 없을 것"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2023년 4월 26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각종 궁금증을 상세히 답변했다. 

임승철 원안위 사무처장은 "삼중수소는 100mSv까지는 유의미할만한 인체적 영향이 없다는 게 국제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기준이고, 삼중수소는 세슘과 달리농축이 되지 않는다"며 "삼중수소를 먹더라도 몸에서 배출되기 때문에 과하게 우려할 필요가 없고, 삼중수소는 많이 먹더라도 10일이 지나면 절반 정도인 50%가 빠져나가고, 다시 10일이 지나면 또 25%가 빠져나가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다 고려해서 방사성 영향 평가를 하고 있다" 등을 말했다.

◆삼중수소 유기결합해 먹이사슬로 농축되어 인체 흡수되면 유해 주장

이와 반대로 삼중수소가 유기결합하고(OBT) 그것이 먹이사슬을 통해 상위 포식자에게 생물농축이 되어 인체내 흡수된다고 주장하며 오염수 유해론의 측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2021년 4월 27부터 28일까지 미국 티모시 무쏘 (Timothy Mousseau)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교생물학과 교수는 서울 전경련회관과 부산 시민운동지원센터에서그린피스가 개최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린피스는 공식 보도 자료를 통해 생체 농축을 강조했다. 

그리피스는 "삼중수소 피폭의 영향이 먹이사슬 상위 단계로 갈수록 커지고, 특히 여러 세대를 거쳐 축적되면서 종 유전자 변형을 가져올 수도 있다" 며 "체르노빌의 들개 사례처럼 후쿠시마도 방류를 시작하면 주변 생태계에서 많은 생물들의 유전 정보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며 우려를 표했다. 

아울러 "식물성 플랑크톤 세포에 축적된 유기결합 삼중수소가, 먹이사슬 상위 개체인 홍합으로 옮겨져 생물 축적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또한, 2023년 4월 16일 숀 버니 그린피스 원자력 수석 전문위원은 성명서를 통해 "(이미 앞서 작년 12월, 100개 이상 기관이 가입한 전미해양연구소협회가 공동성명을 통해) 오염수 내 방사성 물질이 생물 체내에 축적되거나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생물학적 과정 또는 해저에 누적되는 과정을 통해 저서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린피스도 측도 "DNA나 특정 조직 및 장기 등 생물의 대사 경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먹이사슬을 통해 해양 생물을 섭취하는 인간의 건강도 위협할 수 있다" 등을 말했다. 

최근에는 2023년 5월 21일 국내에서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가 "(해조류, 조개, 생선보다도 최상위 포식자인) 미국산 참치에 방사성 물질이 나왔다. 먹이사슬 때문에 참치에 방사성 물질이 발견된 것이다"고 말했다.

결국 일본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리터당 10,000 베크렐(Bq)을 배출 상한 기준보다 아래인 1리터당 1500베크렐㏃ 미만) 수준까지 희석해 방류하기에 문제가 없다고 하고 있다. 하지만  희석되었다 하더라도 장기간 많은 양이 지속적으로 방류됨에 따라 식풀성 플랑크톤에서 시작한 바다의 먹이사슬 특성상 참치 등 대형 생선과 바다 게 및 조개 등을 통해 인체에 농축 흡수될 수 있다고 반대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