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글로벌경제신문DB
사진=글로벌경제신문DB

저축은행이 올 상반기에만 1000억원에 가까운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예대금리차 축소로 이자이익이 급감한 데다 대손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이다. 금리인상 여파로 취약차주들의 상환 여건이 악화하면서 연체율은 5%대로 상승했다.

금융감독원이 28일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저축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영업 중인 79개 저축은행은 올 상반기 96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8956억원)와 비교해 순이익 규모가 9918억원 감소한 수치다.

저축은행의 순이익 규모가 적자로 돌아선 건 예대금리차 축소 등으로 이자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줄어든 영향이 컸다.

올 상반기 저축은행의 이자이익은 2조7757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2978억원) 보다 15.8%(5221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 손실 규모는 79억원에서 1695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대손비용이 크게 증가한 것도 순손실 규모를 키웠다. 올 상반기 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전입액은 1조931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020억원) 대비 48.3%(6292억원) 증가했다.

자료출처=금융감독원
자료출처=금융감독원

다만 2분기만 놓고 보면 적자 규모는 434억원으로, 전분기(-528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다. 저축은행은 앞서 지난 1분기 9년 만에 적자 전환한 바 있다.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나 적자 폭은 축소됐다.

수익성뿐 아니라 저축은행의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 등 자산 건전성 지표도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의 6월 말 기준 총여신 연체율은 5.33%로 전년 말(3.41%) 대비 1.92%포인트(p) 상승했다. 2분기만 살펴보면 상승폭(0.27%p)이 1분기(1.65%p) 대비 크게 둔화됐으나 연체율이 5%대를 넘어서며 건전성에 빨간 불이 켜진 상태다.

6월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61%로 전년 말(4.08%) 대비 1.53%p 올랐다.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크게 증가했으나 고정이하여신 증가 규모가 이를 상회함에 따라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비율은 95.4%로 전년 말 대비 17.9%p 하락했다. 요적립액 대비 충당금적립률은 112.2%로 전년 말 대비 1.1%p 하락했으나 여전히 규제비율(100%)을 웃도는 수준이다.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15%로 전년 말(13.15%) 대비 상승 1.00%p 상승해 규제비율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위험가중자산은 대출 감소 등으로 전년 말 대비 3.2%(3조8000억원) 감소한 반면에 자기자본은 증자 등으로 4.1%(6000억원) 증가한 영향이다.

금감원은 “‘올 상반기 저축은행 당기순이익은 이자이익 감소 및 대손비용 증가 등으로 적자로 전환한 가운데 연체율도 전년말 대비 상승했다”며 “다만 2분기 중 손실 규모가 다소 축소됐고 연체율도 신규 연체 규모 감소와 함께 상․매각 등 적극적인 연체채권 정리 등으로 2분기 들어 상승폭이 크게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하반기에는 저축은행의 영업 환경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악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저축은행의 건전성 제고 등을 위해 지속 노력할 예정”이라며 덧붙엿다.

금감원은 저축은행이 부실채권 매각 확대, 자체 채무 재조정 활성화 등을 통해 자산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도록 적극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저축은행의 위기상황분석 실시 등을 통해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고 충당금 추가 적립 및 자본확충 등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