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러몬도 美상무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미-중 갈등이 '대화의 모드'로 바뀌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컸지만 그게 아니었다.

 러몬도 장관은 방중 기간중 가장 강한 톤으로 "난 (반도체 대중 규제에 대해) 설명하려 왔지 협상하려 온 게 아니다"고 못박았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왼쪽)이 2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만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왼쪽)이 2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만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 "중국은 투자하기에 너무 위험(Risky)해"...美고위 관료중 가장 강경한 발언 평가

 중국을 방문 중인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29일(현지시간) "기업들로부터 중국이 너무 위험(risky)해져서 투자가 불가능하다(uninvestible)는 말을 점점 더 많이 듣고 있다"고 밝혔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몬도 장관은 이날 베이징에서 상하이로 이동하는 열차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응에 익숙한 전통적인 우려가 있고 완전히 새로운 우려도 있는데 이 모든 것이 합쳐져 기업들은 중국이 투자하기에는 너무 위험하다고 느끼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러몬도 장관은 그 이유로 "아무 설명이 없는 엄청난 벌금, 불분명하고 미국 사회에 충격을 준 방첩법 개정, 기업에 대한 압수수색은 우리가 대응해야 하는 완전히 새로운 수준의 도전"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은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성을 만든다"면서 "그래서 기업들이 다른 기회나 다른 국가, 갈 수 있는 다른 곳 등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몬도 장관의 '투자 불가' 발언은 방중 기간에 한 말 가운데 가장 직설적이며 중국의 반발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러몬도 장관은 베이징에서 전날 상무장관 회담을 개최한 데 이어 이날 리창 총리, 허리펑 부총리 등과 만난 것과 관련, 중국 측에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중국의 제한에 대한 불만을 전달했다.

  대중 강경파중 하나인 마이크 갤러거 공화당 의원. 사진=블룸버그통신
  대중 강경파중 하나인 마이크 갤러거 공화당 의원. 사진=블룸버그통신

 ◇ 러몬도장관, "(반도체 분야 등의) 수출 통제 시행은 설명하는 것이지 협상하려는 게 아니다"...美의회도 대중 강경자세 견지

 러몬도 장관의 방중에 앞서 공화당을 비롯한 美의회 일부 의원들은 중국과 협상에서 양보를 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마이크 갤러거 등 대중 강경파 공화당 의원 들은 "반도체 수출 통제 투자 제한과 관련된 어떠한 이슈에도 양보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이같은 의회의 분위기를 의식해서 인지 중국 측에 인텔, 마이크론, 보잉 등 미국 기업과 관련한 구체적인 문제를 제기했으나 답변받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제 말을 들은 것 같으며 행동에 나서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러몬도 장관은 미국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에 대한 중국의 제재에 대해서 "근거가 없으며 적법한 절차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면서 "미국의 수출 통제는 명확하고 투명하다"고 말했다.

 러몬도 장관은 중국의 요구는 군사적 사용 가능이 있는 기술에 대한 수출통제를 줄이고 미국 기업의 대중국 투자 제한 조치를 철회하라는 것이었다고 전한 뒤 "나는 물론 '노(No)'라고 했다"면서 "국가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협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중 직접 투자규모가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자료=로이터통신
  미국의 대중 직접 투자규모가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자료=로이터통신

 러몬도 장관은 이날 베이징에서 처음 열린 차관보급 '수출통제 시행 정보 교환' 협의와 관련, "미국의 법률에 대한 투명성과 이해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이며 새 협상의 장을 여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우리가 비공식적으로 소통하고 대화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진전"이라면서 "대화는 타협과 양보의 뜻이 아니며 오판을 줄이고 정보를 공유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미중은 이날 첫 수출통제 정보교환 협의에서 영업 비밀(trade secret)과 관련해 논의키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