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민 우영한의원 원장.
정준민 우영한의원 원장.

50대 K씨는 오늘도 밤잠에서 깨어 화장실로 간다. 소변이 급해서 깨어났지만 시원하게 나오지 않고 아픈 채로 시간만 흘러간다. 물을 내리고 옷을 정돈하고 돌아서는데 나오지 않은 소변이 가득한 느낌은 여전하다.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지만 쉽게 잠은 오지 않고 정신은 또렷하기만 하다. 어렵게 잠에 들어도 2시간이 지나면 다시 화장실에 가야 한다. 이런 일이 하룻밤에 많게는 다섯 번, 적으면 한두 번 반복된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잔 듯 만 듯하고, 하루 종일 피곤하고 낮에도 소변은 급하고, 시원치 않고, 잔뇨감이 가득하다. K씨는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이게 뭐하는 짓인지....’

국내 50대 이상 남성의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전립선염 증후군(전립선 비대증과 만성염증) 환자 K씨처럼 고통스러운 하루를 보내고 있다. 배뇨시 통증을 동반하며, 소변이 급하게 자주 마렵지만 잔뇨감을 남기는 전립선염은 남성 1위 비뇨기질환이다. 단순히 배뇨장애의 불편함을 넘어 긴장과 불안, 그리고 자신감의 결여등 정신적인 문제도 야기한다.

대개 검사를 통해 5% 정도만 염증 치료로 완치되고 (세균성 전립선 질환의 경우), 나머지 95%는 오랫동안 완치되지 않고 매일매일 불편함을 겪게 한다 (비세균성 전립선 질환의 경우). 증상이 심해지면 그 때마다 대증치료를 하면서 수십 년을 살아가고 있는 남자들이 해마다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다.

전립선 질환을 완치하기 위해서는 전립선 질환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없애야 한다. 아랫배가 차갑고 딱딱해진 것이 바로 문제의 근본 원인이다. 전립선 부근에 혈액순환장애가 생기면 골반과 아랫배의 온도가 낮아지고 굳어진다. 주변의 온도가 낮고 아랫배가 딱딱하면 전립선의 염증은 재발하고 쉽게 낫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골반과 아랫배를 따뜻하게 만들 수만 있다면 전립선 문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곳을 차갑게 만드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밖에 없으니, 원인을 파악하여 적절하게 대처하면 된다.

첫 번째 원인은 골반과 아랫배에 공급되는 혈액 순환의 부족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전체 순환량은 적어지는데, 뇌와 심장이 속한 상부에 우선적으로 혈액이 공급되면서 사지와 하복부에는 상대적으로 공급이 부족해진다. 이를 상실하허(上實下虛), 상열하한(上熱下寒)이라 부른다. 위 아래의 혈액 공급의 균형을 맞춰주는 치료를 하면 전립선의 문제는 쉽게 해결된다. 고암심신환(古庵心腎丸)과 같은 한약으로 편안하게 치료할 수 있다.

또 다른 전립선 질환의 원인은 골반과 아랫배에 발생한 담적(痰積)이 혈액 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담적은 자기에게 맞지 않는 음식으로 인해 발생한 노폐물과 경직인데, 하복부와 골반에 담적이 생긴 사람이 전립선 질환을 겪게 되는 것이다. 아침밥을 먹고 찬 음식과 밀가루 음식을 피하는 담적예방식이요법과 더불어 담적치료제인 온백원(溫白元)을 꾸준히 복용하면 배가 편안하고 따뜻해지면서 전립선의 문제는 해결된다.

아랫배와 골반의 혈액순환이 방해 없이, 부족함 없이, 충분히 이루어진다면 전립선에 염증이 생길 일이 없다.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있다면 해결은 어렵지 않다. 50대 K씨도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의 고통에서 벗어나 긴 밤을 편안하게 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