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절 연휴 중국의 한 기차역[AFP=연합뉴스 자료 사진]
국경절 연휴 중국의 한 기차역[AFP=연합뉴스 자료 사진]

세계은행(WB)이 중국의 내년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4.4%로 하향했다.

블룸버그통신과 CNBC방송 등 외신과 연합뉴스는 2일(현지시간) 세계은행 보고서를 인용,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4월 발표 당시와 같은 5.1%로 유지하면서도 내년 성장률 전망은 4월 4.8%보다 0.4%포인트 낮춰잡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높은 부채 수준, 부동산 경기 둔화, 고령화를 비롯한 '장기적인 구조적 요인' 등을 전망 하향의 근거로 들었다.

17일 중국 대형 부동산 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베이징 외곽 공사 현장 근처 차량에 "비구이위안 주택 구매자 권리 보호"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이 놓여 있다. 비구이위안은 전날 상하이 증시 공시에서 "회사채 상환에 불확실성이 크다"며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AP=연합뉴스]
17일 중국 대형 부동산 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베이징 외곽 공사 현장 근처 차량에 "비구이위안 주택 구매자 권리 보호"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이 놓여 있다. 비구이위안은 전날 상하이 증시 공시에서 "회사채 상환에 불확실성이 크다"며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AP=연합뉴스]

중국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파푸아뉴기니 등 태평양 도서국들을 포함하는 '동아시아 및 태평양(EAP) 개발도상국' 경제 성장률의 경우 올해 전망치가 5.1%에서 5.0%로, 내년 전망치가 4.8%에서 4.5%로 각각 하향됐다.

세계은행은 "중국의 문제가 해당 지역 전체에 중요하다"면서 "중국 성장률의 1% 감소는 이 지역 성장률 0.3%포인트 감소와 관련 있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더딘 코로나19 회복세, 중국 부동산 위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등을 근거로 이 지역 성장률이 기록적으로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영국매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하기도 했다.

중국의 경제중심 도시 상하이의 랜드마크인 와이탄[연합뉴스 자료 사진]
중국의 경제중심 도시 상하이의 랜드마크인 와이탄[연합뉴스 자료 사진]

이 지역 성장률이 내년 전망치보다 낮았던 때는 1980년대 이후 아시아 경제위기 때인 1998년(+2.9%), 코로나19 확산 초반이었던 2020년(+1.3%) 정도라는 것이다.

세계은행은 또 중국·태국·베트남 등에서 일반정부 부채와 기업 부채가 빠르게 늘고 있다면서 정부 부채가 많으면 민관 부문의 투자가 제한될 수 있고 부채 증가로 인한 금리 상승 시 사기업들의 대출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중국·말레이시아·태국 등에서 가계 부채가 비교적 많다면서, 가계가 빚을 갚는 데 소득을 쓰면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떠이호 지역 광경[VnExpress 캡처]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떠이호 지역 광경[VnExpress 캡처]

중국의 소매 판매 증가 속도는 코로나19 확산 이전보다 더딘데, 여기에는 집값 하락, 가계소득 증가세 둔화, 예비적 저축 및 부채 증가 등이 영향을 끼쳤다고 세계은행은 분석했다.

그러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최근 석유·구리 등 주요 원자재에 대한 중국 측 수요가 탄탄한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중국 전기차 비야디의 시안공장[신랑신문 캡처]
중국 전기차 비야디의 시안공장[신랑신문 캡처]

중국의 구리·철광석·석유 수요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 7%, 6% 증가해 골드만삭스의 전망치를 상회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러한 수요 증가는 녹색경제, 전력망, 부동산 완공 등에 따른 강력한 성장 등과 관련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