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미 산림청 산림교육치유과장
김주미 산림청 산림교육치유과장

치유산업 분야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분야가 ‘산림치유’분야이이다.

산림치유는 산림청이 주도가 되어 10여년 전부터 시작하였으며 어느 정도 정착되는 상황이다.

산림청의 산림치유를 담당하는 산림교육치유과 김주미 과장을 만나 그동안의 추진 상황과 향후 방향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산림치유는 많은 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 잘 모르는 사람도 많다. 간단하게 산림 치유가 어떤 것인지 설명해달라.

- 많은 분들이 숲을 걸으면서 기분이 상쾌해지는 기분을 한번씩 느껴보셨을 것 같다.

산림치유란 향기, 경관 등 자연의 다양한 요소를 활용하여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활동이다. 여기에서 자연의 다양한 요소란 산림치유에 영향을 끼치는 인자들을 뜻한다.

대표적인 산림치유인자로는 경관, 향기, 소리, 감촉, 맛 등 인간의 오감을 자극하는 오감인자들과 햇빛, 음이온, 공기질 등의 환경인자 등이 있다.

산림에서의 다양한 체험활동과 숲 환경이 주는 쾌적감이 인체에 반응하여 신체적·정신적 건강증진 효과를 가져온다.

즉, 산림치유란 산림을 통해 심신의 쾌적함을 느끼고 면역력과 스트레스 대처능력을 강화하여 궁극적으로 질병 예방과 건강을 증진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산림 치유에 관련 되는 법이 제정되고 나름대로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그동안의 성과를 간단히 정리해 달라.

- 산림청에서는 2007년 처음으로 ‘치유의 숲’ 조성사업과 「숲을 이용한 건강치유 프로그램 개발」연구사업을 추진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0년 산림치유의 정의, 산림치유 시설인 치유의 숲의 조성규정,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는 전문가인 산림치유지도사 양성 규정을 법제화했다.

이후 숲이 주는 인간의 생리적·심리적 건강증진효과 연구와 활동들이 여러 매체를 통해 소개되면서 산림의 치유효과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급증했다. 현재는 전국에 국공사립 치유의 숲 48개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산림치유 프로그램 이용자는 지난해기준으로 37만명에 이르고 있다.

산림치유가 알려지면서 다양한 분야들과의 협업도 이루어지고 있다. 각 지역의 보건소와의 협력은 물론, 코로나19 시에는 코로나19를 위해 헌신한 의료·방역인력 등 대응인력 소진관리를 위한 산림치유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특히, 국립에서 운영중인 산림치유프로그램이 국가트라우마센터가 발간한 ‘재난대응인력소진매뉴얼’에 지난해 5월 포함되면서 사회적 재난 대응인력 소진관리 및 회복에 산림치유를 적극지원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국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하여 중앙치매센터와 협력한 항노화 프로그램이나 중앙난임·우울증센터와 협력하는 난임부부 산림치유 프로그램 등의 협력도 이루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예방적 건강관리 차원에서 국민들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사업들과의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산림 치유는 국가기관이 주도를 하고 있다. 민간이 산림치유 업무를 하고자 하거나 또는 직장인이 은퇴하여 산림 치유를 하고자 하는 분들이 준비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 2005년말 국내 실정에 맞는 제도를 도입하기 위하여 의학자와 산림학자 등으로 구성된 사단법인 한국산림치유포럼이 구성되면서 우리나라 산림치유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한국산림치유포럼과 협력하여 산림청에서 산림치유 시범사업과 정책을 추진해왔다. 국내에 산림치유의 개념도 정립되어 있지 않았기에 국가주도로 연구 및 법제화를 시도하면서 산림치유 산업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은 약 18여년의 시간이 흘러 산림치유에 대해 알려지고 잘 운영되고 있는 산림치유시설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민간에서도 웰니스 사업 등으로 포괄적인 자연치유의 산업적 접근과 관심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산림청에서는 산림치유지도사들이 산림복지전문업을 구성하여 산림복지 사업을 추진하거나 산림청의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었으며, 이들을 위한 창업·사업화 지원 등의 정책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개인이 산림치유에 참여하고 싶다면 산림치유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산림치유지도사를 고용하여 산림복지전문업을 설립하여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산림청 홈페이지나 산림복지진흥원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다.

▶산림 치유의 효과에 대한 궁금한 점이 많다. 산림치유의 효과는 어떻게 측정하며, 과학적으로 입증된 연구결과가 있는가?

- 산림치유가 주목을 받는 이유가 과학적 근거(scientific evidence)에 있다는 의견도 있다. 산림환경이 인체에 미치는 효과를 보다 직접적이고 결론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중추신경계, 자율신경계, 내분비계 지표들을 직간접적으로 측정하였는데, 그 결과들이 흥미롭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에서 진행한 면역 증진 효과에 대한 연구다. 직무스트레스로 면역력이 떨어진 성인들을 3일 동안 숲에 체류하도록 하면서 면역력의 변화를 관찰하였는데, 그 결과 면역 반응 역할을 수행하는 NK세포 활성도가 증가했다. 이러한 결과는 다양한 분야의 주목을 받았고 산림치유에 대한 관심을 끄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현재 산림치유의 효과 평가를 위한 측정방법으로는 심장박동수, 혈압, 심박변이도 등의 자율신경계를 측정하는 방법, 뇌파 등 중추신경계를 측정하는 방법,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알려진 코티솔 등 내분비계를 측정하는 방법, 그리고 기분·우울·불안·스트레스·삶의질·자아존중감 등을 측정하는 심리적 측정방법 등이 활용되고 있다.

산림치유의 효과와 관련해서는 우리보다 앞서 산림치유에 관한 연구를 시작한 일본의 연구결과들이 국내에 많이 소개됐다. 이들 연구에서는 산림환경에서의 걷기 및 경관감상은 혈압 및 맥박수의 저하, 스트레스 상태에서 높아지는 교감신경활동의 억제, 안정 상태에서 높아지는 부교감신경활동의 증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농도의 감소를 나타내는 것이 부분적으로 밝혀졌다.

국내에서도 산림치유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됐다. 그 결과 산림 내 활동으로 인하여 마음이 편안하고 안정 상태에 있을 때 발생하는 뇌파인 알파파의 발생량이 많아지고, 혈압 및 맥박수가 감소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 산림에서의 다양한 경험이 참여자의 불안감과 우울감 감소, 저소득층 아동의 사회성 향상과 우울 및 불안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들이 보고됐다.

그리고 숲 활동이 암 환자의 불안, 우울 및 기분 상태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산림치유 효과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가하고 있으며 숲을 건강증진 및 치유의 장으로써 활용하고자 하는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외국의 경우 산림치유의 추진상황은 어떠한가?

- 해외에서도 산림과 자연을 활용한 건강증진 활동들이 많이 알려져있다. 대표적으로는 독일과 일본 사례를 소개해드리고 싶다.

자연과학이 발달한 독일의 경우 현대의학이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하여 보완하는 역할로서 보완대체요법을 인정하고 있으며 산림치유도 자연요법의 하나로 접근하여 인정하고 있다. 산림치유 요양지로 활용하고 있는 쿠어오르트는 관련 법률에서 조성기준과 인증 기준을 명시하고 있다. 산악형 쿠어오르트의 경우 산림치유환경을 산림지형요법과 산림기후요법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연치유 중에서도 연방 보건복지부 산하에 보완대체의학으로 등록된 시술의 경우에는 자연치유를 인정하는 민간보험에서 보험료의 지급도 가능하다.

일본의 산림치유는 2000년대 초반에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일본 산림치유의 체계화는 정부 주도의 연구와 함께 시작되었으며 현재는 지방자치단체의 관광사업 아이템으로 자리잡은 형태다. 주요 시설로는 산림세라피로드와 산림세라피기지가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의 치유의 숲과 유사한 공간의 개념이다. 다만 이 시설들은 인증 개념으로 사단법인 산림세라피소사이어티가 인증사업을 주관하고 있다. 21년 기준으로 일본에는 총 65개소의 산림세라피기지와 산림세라피로드가 인증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의 산림치유지도사는 ‘산림세라피가이드’ 또는 ‘산림세라피스트’라는 명칭으로 통용되고 있으며 산림세라피소사이어티가 교육 및 인증을 담당하고 있다.

▶산림 치유 산업이 발전 하려면 타분야나 다른 부처의 협조가 필요하다. 산림치유 발전을 위해 협조받아야 할 내용은 어떤 것이 있나?

- 산림치유는 큰 틀에서 산림청의 산림복지정책에 속한다. 산림복지란 국민에게 산림을 기반으로 하는 산림복지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민의 복리 증진에 기여하기 위한 경제적·사회적·정서적 지원을 말한다. 「제2차 산림복지 진흥계획(2023~2027)」에서는 산림복지정책의 비전을 ‘숲과의 동행, 모두가 행복한 산림복지’로 수립하고 있다. 

즉, 숲과 함께 하는 국민들의 행복증진, 국민들의 건강증진에 기여하는 목표를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협력할 수 있는 부처는 매우 다양할 것으로 생각한다.

예방적 건강관리 등을 위해 보건복지부, 광역센터, 지역보건소 등과 협력할 수 있으며, 코로나19 나 국가재난 상황에서 소진인력들의 회복과 관리에 산림치유가 활용된 사례와 같이 재난에 대응하는 인력의 소진 회복이 필요한 부처들과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또, 치유농업, 해양치유 등이 농진청과 해수부에서 추진되고 있으므로 이들과의 협력도 가능하다. 이들 부처와의 협력은 함께하여 시너지 효과가 나는 정책협력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문화체육관광부나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웰니스 사업이나 치유관광사업, 지역활성화 사업 등과의 원활한 연계도 필요하며, 민간사업분야의 성장이라는 부분에서 매우 기대되는 부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산림치유를 휴양중심에서 향기나 피톤치드등 산림자원을 이용한 신소재산업으로 고부가가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여겨진다. 이분야의 연구성과나 향후 계획은?

- 산림치유는 ‘산림자원’을 활용한 치유활동이다. 기본적으로 ‘산림환경’을 기반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동시에 실제로 산림으로 오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대체산업 연구들도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많은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가상공간(VR) 등을 통해 산림경관과 소리를 즐기면서 치유를 받거나 피톤치드 등 자연의 향기를 통해 실제 산림이 아닌 공간에서 산림치유를 체험할 수 있는 사업 등이다. 관련한 체험활동은 산림관련 행사나 홍보부스 등에서 다양하게 전시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보다 많은 수요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산림치유 산업의 향후전망과 국민들에게 당부할 사항은?

- 지난해 국립산림과학원의 산림복지 유형별 미래수요 예측에 따르면 산림복지 수요는 산림치유와 산림휴양 분야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63%가 산림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어느 장소에서도 푸르른 산림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 가까이에 있는 산림이 국민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장소가 될 수 있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산림을 더 아끼고 사랑할 수 있으며 동시에 산림사업도 더욱 발전할 수 있을것이라고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