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민병덕 의원실

국내에서 거래되는 이른바 '버거코인(해외 발행 코인)'의 묻지마 상장으로 인한 투자자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거래소들이 지난해 테라·루나 사태 이후 국내에서 만든 이른바 '김치코인' 대신 해외에서 발행한 '버거코인'을 경쟁적으로 들여와 상장시킨 후 가격 하락을 방치, 다수 국내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11일 열린 국정감사 자리에서 "가상자산거래소 협의체(DAXA) 소속 대형 거래소들이 버거코인 장사로 수수료 수입만 챙기고, 투자자 보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DAXA의 자율규제에만 의존해 버거코인에 의한 제2의 테라·루나 사태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출범한 DAXA는 거래지원, 시장감시, 준법감시, 교육 등 4개 분과를 운영하며 공동의 자율 규제안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문제가 있는 코인 등에 대해선 자체 검증을 통해 유의 종목 지정, 상장 폐지의 결정을 내리고 있다.

자료출처=민병덕 의원실

민 의원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 1위 업비트의 경우 올해 9종의 버거코인을 무더기로 상장했다. 상장된 코인(스테픈) 중에는 최대 94% 가격이 떨어진 사례도 있었다. 민 의원은 이를 근거로 DAXA의 자율규제가 유명무실하다고 지적하며 주무 부처인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버거코인의 대표적인 투자자 피해 사례로는 수이(SUI) 코인을 들었다. 수이 코인은 미국 페이스북에서 코인 개발을 하던 팀이 만든 가상자산으로, 지난 5월 업비트 등 DAXA 소속 거래소에 일제히 상장됐으나 상장 이후 지속적으로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민 의원은 "수이 코인은 업비트에서 전세계 거래량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 투자가 많은 대표적인 버거코인임에도 업비트는 물론 DAXA 차원의 대응이 전무한 점이 이상하게 여겨진다"며 "수이 코인 가격 하락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이 수 백억원이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DAXA 소속 거래소들이 김치코인 대신 해외의 버거코인 상장과정에서 제대로 된 검증절차가 있었는지, 제대로 된 거래수수료가 산정인지 등을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