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 추이. 자료=월스트리트저널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 추이. 자료=월스트리트저널

 미국의 빅테크주들이 잇따라 하락하고 있는데다 장기 주택금리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등 '블랙 홀'(blackhole)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국채 금리 상승 여파로 미국 내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30년 만기 기준)는 2000년 이후 처음으로 8%를 돌파했다.

 18일(현지시간) 월스리트저널(WSJ)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4.9%대에 올라섰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9% 위로 올라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미 국채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것은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과 달리 계속해서 좋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매 판매 증가율은 전월 대비 0.7%로 전문가 전망치(0.2%)를 크게 웃돌았다.

 가을에 접어들면 나타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예견했던 소비의 '숙취 효과'가 적어도 9월까지는 없었던 것이다.

 물가 상승률이 높은 수준에서 굳어질 수 있다는 경계감도 금리를 밀어 올리는 주된 요인이다.

 미 정부 재정적자 확대로 국채 발행량은 늘어나는데 중국 등 외국인 투자자의 미 국채 수요는 줄어드는 등 수급 여건 변화도 채권값을 하락(채권금리 상승)시키는 요인이다.

 기관투자자마저 추가 금리 인상 시 손해를 볼 수 있는 장기 채권보다 불확실성이 작은 단기 채권을 선호하다 보니 장기채 시장의 조정 국면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블랙록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는 전날 보고서에서 국채 금리가 이미 많이 올랐지만, 투자자들이 만기가 긴 채권에 더 많은 보상(기간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어 금리 상승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모기지금리가 8%를 돌파하면 주택담보대출 신청건수가 급감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미국의 모기지금리가 8%를 돌파하면 주택담보대출 신청건수가 급감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미 채권금리 상승은 미국 내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급등으로 직결되고 있다.

 모기지뉴스데일리의 일간 집계에 따르면 미국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이날 8.00%를 기록했다.

 미국 모기지 금리가 8%를 찍은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미국 국책 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이 매주 집계하는 30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금리는 지난 12일 현재 연 7.57%로, 상승세를 지속하며 역시 연 8% 선을 바라보고 있다.

 미국의 30년 기준 모기지 금리가 2000년이후 처음으로 8%를 돌파했다. 모기지금리추이. 자료=로이터통신
 미국의 30년 기준 모기지 금리가 2000년이후 처음으로 8%를 돌파했다. 모기지금리추이. 자료=로이터통신

 대출금리 부담 탓에 주택담보대출 신청 건수는 급감하고 있다.

 이날 미 모기지은행협회(MBA) 발표에 따르면 주간 주택담보대출 신청 지수는 한 주 전보다 6.9% 하락한 166.9로 1995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미 국채금리 급등으로 국내 채권시장도 금리 상승 압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8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연 4.287%로 전날 대비 6.3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국채 금리 상승 여파로 이날 미 증시는 약세로 마감했다.

 테슬라는 3분기 순익이 반토막났다는 소식에 4.8% 급락했다.

 빅테크주들도 아마존이 2.54% 급락한 것을 비롯해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트트가 모두 약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