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기회로 가득찬 보고(寶庫)"라고 표현했던 중동을 또 다시 방문한다.

21일로 예정된 중동 경제사절단에 동행하면서다. 이 회장은 작년 10월 회장 취임 이후 네 번의 중동 출장길에 오른 바 있다.

높은 인구수와 빠른 경제 성장률을 보여 성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받는 중동 시장에서 이 회장이 전방위 사업 수주 등 대규모 선물 보따리를 챙겨울 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은 지난 18일 이재용 회장을 포함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국빈 방문에 동행할 경제사절단 참가기업 139개사의 명단을 발표했다.

경제사절단은 한경협과 사우디 투자부가 주관하는 한-사우디 투자 포럼·MOU 체결식, 대한상의가 주관하는 한-카타르 비즈니스 포럼·MOU 체결식,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주관하는 무역상담회 등 다양한 행사에 참석하여 양국 경제 및 산업 협력 방안에 대하여 논의하고, 사우디·카타르 정부 관계자 및 기업인들과의 네트워크 구축과 비즈니스 확대의 기회를 갖게 될 예정이다.

■ 이재용과 중동의 인연… 벌써 4번 째 방문

이재용 회장은 지난해부터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중동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이 회장은 경제사절단과 자체적인 출장 등을 합하면 총 네번의 중동 출장길에 올랐다. 작년 12월을 시작으로 올해 1월(경제사절단), 지난 9월, 이번 경제사절단 등이다.

이 회장이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찾은 해외 사업장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알 다프라(Al Dhafra)에 위치한 바라카(Barakah) 원자력 발전소 건설 현장이다. 이 회장은 공사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오지의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는 지난 2012년 건설을 시작해 10년 넘게 진행되고 있는 초장기 프로젝트로, 오랫동안 현지에 체류하며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임직원이 특히 많은 사업장이다.

당시 이재용 회장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대변혁'을 추진 중인 중동은 기회의 땅이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자"고 당부했다.

올해 1월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효성 조현준 회장 등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UAE 경제사절단에 포함돼 출장길에 올랐다.

지난 추석 명절 연휴 기간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이집트 등 3개국을 방문했다.

첫날에는 사우디 서북부 타북주에서 삼성물산이 참여하고 있는 친환경 스마트시티 '네옴(NEOM)'  산악터널 공사 현장을 점검했다. 스마트시티 '네옴'은 사우디의 대규모 국가 개혁 프로젝트 '비전 2030'의 일환으로 구축중인 미래형 신도시로, 삼성물산은 '네옴'의 핵심 교통·물류 수단인 지하 철도 공사에 참여하고 있다.

사우디 방문에 앞서서는 중동·아프리카 시장의 교두보로 평가받는 이집트 베니수에프주에 위치한 삼성전자 TV·태블릿 생산 현장을 점검했다. 

이 회장은 현장에서 "중동은 미래 먹거리와 혁신 기술 발휘 기회로 가득 찬 보고이다. 지금은 비록 타지에서 가족과 떨어져 고생하고 있지만 '글로벌 삼성'의 미래를 건 최전선에 있다는 마음으로 과감하게 도전하자"고 밝힌 바 있다.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 '기회의 땅' 중동서 대규모 선물보따리 가져오나

이번 경제사절단 방문에서 이 회장은 네옴시티 내 인프라 사업과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5G) 분야 수주를 목표로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5G 통신장비와 관련해서는 매번 직접 사업 논의를 통해 수주 계약을 성사시키고 있다는 후문도 있다. 네옴시티는 이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빈 살만 왕세자가 진두지휘하는 만큼 'JY 네트워크'를 적극 가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이 중동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글로벌 경기 침체 속 중동 시장이 ‘기회의 땅’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1970년대 중동 건설 현장을 통해 달러를 벌었던 것처럼 이번에도 산업 전방위적인 수주를 통해 경기침체 위기의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올해 초 한국무역협회(무협)이 대통령의 새해 첫 경제외교 순방지인 UAE 경제사절단에 참가한 101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65개 응답 기업 중 90.7%가 사절단 참여로 경제적 성과를 얻었다고 응답했다.

응답 기업 중 92.3%는 UAE 경제사절단 참가에 만족한다고 응답하였으며, 96.9%는 향후에도 경제사절단에 참여하거나 다른 기업들의 참여를 추천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참여기업들은 신규 바이어 확보 및 수출 판로 개척, 신규 네트워크 구축, 기업 홍보 효과 창출, 행사주관기관의 적극적 지원과 체계적 진행에 대해 만족했다고 덧붙였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이 회장이 이번 출장에서 'JY 네트워크'를 적극 가동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동 시장에서 대규모 선물 보따리를 챙겨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