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5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3분기 연속 흑자 행진이다. 매출 역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8조원을 돌파했다.

쿠팡이 8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3분기 매출액은 61억8355만 달러(약 8조1028억원, 분기 평균환율 1310.39원 기준)으로 전년 동기 51억133만 달러 대비 21% 늘었다. 쿠팡의 매출이 원화 기준 8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3분기 흑자 전환한 이후 5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3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3분기 영업이익은 8748만 달러(약1146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7742만 달러 대비 11%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은 9130만 달러(1196억원)으로 전년 동기 9067만 달러 대비 1% 늘었다.

3개 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억4190만 달러(4448억원)에 달한다. 전년 같은 기간 영업손실이 1억9542만 달러(2288억원)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사진=NYSE)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사진=NYSE)

사업 부문별로 보면 핵심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로켓그로스) 분야의 경우 3분기 매출액이 59억6602만 달러(7조817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49억4717만 달러 대비 21% 증가한 수치다.

대만·쿠팡이츠·쿠팡페이 등 성장사업(developing offerings) 분야는 3분기 2억1752만 달러(285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41% 늘었다.

쿠팡의 음식 배달 플랫폼 쿠팡이츠는 지난 4월 와우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5~10% 할인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거래량이 최대 2배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오는 10일부터 야식 배달 시간을 오전 6시부터 익일 새벽 3시까지 더 늘릴 예정이고, 24시간 영업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지는 만큼 연말까지 배달앱 시장에서 점유율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쿠팡이츠의 점유율이 20%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현재까지 와우 멤버십 회원 수(약 1100만명)의 약 20%만 쿠팡이츠를 이용한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의 성장 기회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쿠팡이츠)
(사진=쿠팡이츠)

쿠팡의 첫 해외 시장인 대만 사업도 순조롭다. 지난해 10월 선보인 대만 로켓배송은 첫 해 기준으로 한국보다 성장률이 더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 앱은 지난 2분기부터 대만 쇼핑앱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 쿠팡은 지난 2일 대만에서 두 번째 대형 풀필먼트센터를 오픈했다.

쿠팡의 대만 사업 호조세로 국내 중소기업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현재 쿠팡이 대만에서 판매 중인 수백만개 제품 가운데 70%가 국내 중소기업의 제품이다. 쿠팡이 대만 비즈니스를 시작한지 1년 만에 대만 현지에 제품을 수출한 국내 중소기업들은 최근 1만2000곳을 넘어섰다.

K뷰티·K푸드·K생활용품 등을 쿠팡 대만에서 판매해온 중소기업 가운데는 최근 1년 동안 매출이 최대 10배씩 늘어난 성공사례도 있는 만큼, 풀필먼트센터 확장을 통해 더 많은 중소기업 제품들이 대만 수출을 늘릴 수 있게 된다.

쿠팡의 자체브랜드(PB) 파트너사 10곳 중 9곳이 중소기업임을 고려했을 때, 대만 시장에서의 중소기업 매출 증가는 쿠팡의 매출 증가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쿠팡 대만 2호 풀필먼트센터.(사진=쿠팡)
쿠팡 대만 2호 풀필먼트센터.(사진=쿠팡)

쿠팡을 찾는 고객도 꾸준히 늘고 있다. 쿠팡의 활성고객(제품을 분기에 한번이라도 산 고객) 수는 2042만명으로 전년 1799만명 대비 14% 대폭 성장했다. 이번 분기 고객 성장률은 지난 2022년 1분기 당시 기록했던 1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쿠팡 활성고객들은 고물가에도 점진적으로 소비를 늘리고 있다. 쿠팡 활성고객 1인당 매출은 303달러(39만704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 쿠팡 측은 와우 멤버십 혜택 확대와 로켓배송 상품군이 넓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 조정 기준 세금과 이자,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2억3867만 달러로 22% 증가했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고객 경험과 운영의 탁월성에 끊임없이 열중한 결과 기록적인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매출과 활성 고객 성장은 3분기 연속 가속화됐고, 성장사업은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이 40% 성장했다"며 "대만으로 로켓배송을 확대, 지난 한해 1만2000개 중소기업이 새로운 시장에 제품을 수출하도록 지원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