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21일 미국 시애틀 연방법원에서 나오고 있다[Bloomberg 캡처]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21일 미국 시애틀 연방법원에서 나오고 있다[Bloomberg 캡처]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돈세탁' 등 혐의에 유죄를 인정하고 막대한 규모의 벌금을 납부하기로 한 뒤 해당 거래소에서 한화 1조원이 넘는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는 블록체인 분석업체 난센, CNBC 방송 등을 인용, 바이낸스 창업자 자오창펑의 최고경영자(CEO) 사임과 유죄 인정 소식이 나온 이후 24시간 동안 이 거래소에서 투자자들의 자금 인출액이 10억달러(1조3000억원)에 이르렀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데이터 제공업체 카이코에 따르면 같은 시간 동안 시장 조성자들이 투자 포지션을 철회하면서 유동성이 25% 감소했다고 CNBC는 전했다.

이런 자금 인출 규모는 지난 6월 바이낸스와 자오 CEO가 13건의 증권법 위반 혐의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피소됐을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또 바이낸스의 기본 토큰인 바이낸스코인(BNB)은 24시간 동안 8% 이상 하락했다.

바이낸스 가격 폭락 추이[CoinStats 캡처]
바이낸스 가격 폭락 추이[CoinStats 캡처]

전날 자오 CEO는 바이낸스의 은행보안법(BS)과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위반 등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43억달러(5조5000억원) 상당의 벌금을 내기로 미국 정부와 합의했다.

그는 또 효과적인 자금세탁방지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아 은행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를 인정하고 CEO직을 사임했다.

투자자들은 특히 바이낸스가 물기로 한 막대한 규모의 벌금에 동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밴더빌트대 부학장인 예샤 야다브 교수는 "40억달러는 분명히 매우 큰 금액이며 바이낸스의 재무제표에 실질적인 고통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바이낸스에 남아 있는 자금이 훨씬 더 크고 벌금을 납부할 여력이 충분해 거래소 자체가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난센에 따르면 바이낸스 거래소에 남아있는 자산 규모는 650억달러(84조7000억원)가 넘는다. 또 투자금 인출이 늘긴 했지만, 아직 '대량 이탈'은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오른쪽)과 메릭 갈랜드 법무부 장관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법무부에서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와 유죄 인정 합의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EPA=연합뉴스]
미국의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오른쪽)과 메릭 갈랜드 법무부 장관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법무부에서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와 유죄 인정 합의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EPA=연합뉴스]

난센의 애널리스트는 "(유죄 인정) 발표 이후 바이낸스에서 상당한 자금 유출이 있었지만, 이 거래소의 전체 보유량에 비해서는 상당히 작은 규모"라고 로이터 통신에 설명했다.

투자회사 코노톡시아의 애널리스트 그르제고르스 드로즈스는 "합의 발표로 인한 일시적인 충격 이후 대부분의 자산에는 큰 영향이 없는 상태"라고 CNBC에 말했다.

드로즈스는 또 바이낸스와 규제 당국 사이의 법적 다툼이 일단락되고 바이낸스가 보안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장기적으로 가상화폐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원문 참고: https://www.cnbc.com/2023/11/22/whats-next-for-binance-after-doj-settlement-departure-of-changpeng-zhao.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