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잇따라 외식비가 증가하면서 아동 급식카드의 편의점 결제 금액이 업체별로 10∼15% 이상 상승했다.

결식 우려 아동들은 편의점에서 주로 우유를 비롯, 도시락·김밥, 컵라면을 사는 것으로 파악됐다. 단일 제품 가운데에선 '바나나맛 우유'가 급식카드 결제 순위 1위를 차지했다.

▶ 결식아동 지원 대상 28만명…편의점 집중 이용

2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결식아동 급식 지원 대상은 28만4000명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도시락 배달 또는 부식 지원을 지급받는 아동도 있지만 대부분은 아동 급식카드를 쓴다.

아동 급식카드는 저소득층 아동들을 대상으로 끼니 해결을 돕기 위해 지자체가 지원하는 카드의 일종이다.

급식카드 지원금 및 일일 쓸 수 있는 금액은 지자체별로 차이가 있다. 복지부의 올해 권장 급식 단가는 끼니당 8000원에 달한다.

급식카드의 하루 한도액은 서울·부산 2만4000원, 대전·세종 3만원, 충남 태안군 4만원 등이다.

전국 17개 시도의 지난 상반기 아동 급식카드 사용처 현황을 살펴보면 편의점이 41.7%로 압도적이고,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 31%, 마트 17.1% 순이다.

급식카드를 쓸 수 있는 편의점 브랜드별 매장을 살펴보면 CU 180여개, GS25 176개, 세븐일레븐 170여개, 이마트24는 164개 등이다.

현재 편의점에서는 급식카드로 술과 담배를 비롯, 고카페인 커피 우유, 과자·아이스크림 등 간식류, 안주류, 생활용품, 학용품 등을 빼곤 상당수 상품을 사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또 아동들 목소리를 반영해 올해 7월부터 CU편의점에서 급식카드로 도시락 등 식사류 구입 시 간식도 더불어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 급식카드 편의점 결제 금액 올라…고물가 탓

편의점 4사는 아동 급식카드 매출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투톱' 편의점인 GS25와 CU의 연간 결제액은 각각 400억원 내외로 알려졌다.

급식카드의 편의점 결제 금액은 지난 2019∼2020년 코로나 사태 때 휴교와 단축 수업 등으로 학교 급식이 제 역할을 발휘하지 못 하면서 크게 증가했고, 그 뒤 해마다 상승세를 나타냈다.

GS25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급식카드 결제 금액 상승률은 재작년 8.3%에서 지난해 11.4%로 증가해지고서, 올해는 전달까지 15.2%를 기록했다.

CU는 재작년 10.2%, 지난해 9.9%, 올해 10.1%를 각각 나타냈다.

세븐일레븐의 급식카드 결제 금액 상승률은 재작년 10.0%, 지난해 12.0%, 올해 15% 등으로 상승 추세를 나타냈다.

급식카드 편의점 결제 금액 상승의 주요 요인은 물가가 상승하면서 지자체가 급식카드 지원금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복지부의 권장 급식단가는 끼니당 작년 7000원에서 올해 8000원으로 커졌다.

최근 물가 오름세를 감안해 급식단가를 9000원으로 올리는 지자체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서울 송파구는 지난 8월부터 급식카드 단가를 끼니당 8000원에서 9000원으로 인상했다.

서울에서 급식카드 결제 금액이 증가한 것은 자장면 한 그릇 평균값이 7000원을 넘어서는 등 외식비가 상승해 동일 금액이면 편의점에서 여러 품목을 구매해 끼니를 해결하려는 아동이 증가하면서다.

올해 아동 급식카드의 편의점 결제 주요 품목은 우유, 컵라면, 도시락·김밥·즉석밥, 샌드위치·빵이다.

편의점 4사 모두 우유가 1위를 차지했다. 단일 제품으로는 '바나나맛 우유'가 가장 많이 팔렸다.

편의점 업계는 결식 우려 아동이 급식카드 사용을 부끄러워하거나 '낙인 효과'를 우려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모바일앱에서 예약하고 매장에서 급식카드를 내밀 필요 없이 바로 찾아가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GS25가 지난해 6월, CU가 작년 12월에 각각 급식카드 모바일 예약 시스템을 시행했고, 세븐일레븐은 내년에 도입할 예정이다.

GS25와 CU는 급식카드로 모바일 예약 시 상시 20% 할인 혜택을 지원하고, 학교 급식이 없는 방학 때 급식카드 전용 구매상품 종류를 늘려 다양하게 먹을 수 있도록 제공한다.

CU의 지난 3분기 급식카드 모바일 예약 이용 건수는 1분기보다 2.6배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