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주'의 대명사로 통하는 이마트 주가가 꿈틀대기 시작하고 있다.

 지난 달 중순 6만8000원대의 바닥(?)을 기점으로 8만원대까지 상승하고 있다. 

  이마트의 별도 기준 총매출이익률(GP) 추이. 자료: 이마트, 한국투자증권
  이마트의 별도 기준 총매출이익률(GP) 추이. 자료: 이마트, 한국투자증권

 외국인은 여전히 매도중이지만 연기금을 중심으로 기관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어, 주가가 바닥은 다지고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진입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 이마트 주가, 5년간 거의 5분의 1토막나

 이마트 주가는 2018년 초만해도 32만원을 웃돌았다. 편의점을 비롯해 트레이더스 등 유통 사업 강화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선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2021년 3조5000원 주고 인수한 이베이코리아가 적자로 전환하고 온라인 사업에 돈을 쏟아부었지만 적자 폭만 커지자 투자자들이 이마트의 경쟁력에 등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주가가 지속적으로 곤두박질을 친 것이다. 

 주가 흐름에서 드러나듯 2019년을 기점으로 외국인과 기관이 일관되게 매도를 지속해 왔다.

 이마트는 이커머스의 대표주자인 쿠팡의 몸집이 커지자 뒤늦게 온라인 사업에 대한 투자를 과도하게 하고 방향성을 잃은 외형 확장 정책을 펼친 것도 사실이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

 하지만 내용을 보면 본 업 실적이 나쁜 것은 아니었다. 

 신세계건설의 적자 폭이 커지고 자회사인 스타벅스의 성장이 경기 부진 영향으로 둔화된 영향이 컸다.

  이마트 사업부문별 영업이익. 2023년 3분기 기준. 자료: 이마트, 삼성증권 추정  
  이마트 사업부문별 영업이익. 2023년 3분기 기준. 자료: 이마트, 삼성증권 추정  

 ◇ 이마트, 본업은 괜찮다...월마트를 봐라!

 이마트 주가의 최근 흐름이 개선된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3분기 별도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3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52억 (약 5%) 증가한 1102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건설의 영업적자 규모가 증권가 예상치 200억원을 크게 상회한 485억원에 달한 게 컸다.

 삼성증권 박은경 시니어애널리스트는 "유통부문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 증가하는 등 건설부문 제외시 9개 분기만에 영업이익이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신세계그룹 오너들의 자성(?)도 기관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룹이 지난 9월 전체 대표이사의 40%를 교체하는 등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최근 경영전략실에 “조직, 시스템, 업무 방식까지 다 바꿔라”고 지시했다. 

    미국의 유통공룡 월마트 주가가 사상 최고가 경신을 지속하고 있다. 자료=야후파이낸스
    미국의 유통공룡 월마트 주가가 사상 최고가 경신을 지속하고 있다. 자료=야후파이낸스

 미국의 유통 공룡인 월마트 주가가 사상 최고가 경신을 지속하고 있는 점도 이마트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한 게 틀림없다.

  2010년 전후 오랫동안 주당 70달러선에 머물던 주가는 2010년대 후반부터 오르기 시작해 최근 160달러를 돌파했다. 약 220%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사업부인 월마트닷컴에 입점하는 셀러도 꾸준히 증가해 월마트 이커머스 사업은 6개 분기 연속 아마존 대비 양호한 매출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호실적에도 허리띠 졸라매기는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월마트는 이달 초 신입사원의 임금을 삭감했다. 월마트는 2000년대 초반 이마트에 밀리며 한국시장에서 철수했다. 

 이마트가 높은 브랜드 이미지를 활용해 다시 부상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