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희망퇴직이 잇따르고 있다. 경기 불황 장기화로 소비 침체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인력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확보에 나선 것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 유통계열사들은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롯데시네마와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는 지난달 29일부터 근속 3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받는 중이다. 퇴직 위로금과 재취업 지원금은 근속연수를 기준으로 차등 지급한다.

롯데컬처웍스의 희망퇴직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영화 관객 감소 등 경영 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회사는 2020년 1600억원, 2021년 13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롯데마트도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8일까지 열흘간 전 직급별 10년차 이상 사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퇴직 확정자에게는 최대 27개월치 급여와 직급에 따른 재취업 지원금 2000∼5000만원을 차등 지급한다.

롯데마트의 경우 2020년 실적이 저조한 점포 12개를 매각하는 등 최근 수년간 고강도 체질개선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희망퇴직 역시 이러한 체질개선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체급을 줄여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보다 빠르게 적응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두 회사가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이에 앞서 지난 9월 롯데홈쇼핑은 만 45세 이상, 근속연수 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한 바 있다. TV시청자수 감소와 소비 위축에 따른 영업환경 악화가 희망퇴직 진행 배경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러한 구조조정 바람은 롯데에서만 부는 것이 아니다.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인력 감축을 진행하고 있다.

11번가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8일까지 만 35세 이상 5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받고 있다. 확정자에게는 4개월분의 급여를 제공한다. 11번가가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2018년 법인 설립 이후 처음이다.

위메프도 지난 5월 큐텐이 회사를 인수한 이후 영업직을 제외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자발적인 이직 희망자에 한해 월 급여 3개월치를 보상하는 조직 슬림화를 추진한 바 있다.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도 최근 1977년생 이생의 장기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GS리테일은 2021년에도 20년 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한 바 있다. 다만 실적부진 등의 이유보다는 매년 정례적으로 실시하는 복리후생제도라는 것이 GS리테일 측의 설명이다.

GS리테일의 사례처럼 유통업계에서 희망퇴직은 이제 '연례행사'가 돼가는 모양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업황이 크게 변했고, 엔데믹 이후에는 다시 오프라인으로 회귀하려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다. 동시에 물가 상승, 소비 침체, 저출산 장기화 등 유통업 전반의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유통산업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위기에 버티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등 생존을 위한 체력을 비축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대표적인 방법이 비효율적인 사업을 정리하고 인건비를 줄이는 등 지출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자 조직 변화 일환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기업이 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