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의 유통 1번지 목표가 흔들림 없이 진행 중인 모양새다. 

롯데백화점은 연매출 2조원대 점포 2곳을 보유 중이며, 가장 혁신적인 백화점으로 꼽혔다. 또 롯데마트는 업계 최초로 식료품 전문 점포를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에게 오프라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영국의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와 파트너십을 맺고 203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 통합솔루션을 적용한 첨단 자동화 물류센터(CFC)를 전국에 6곳을 구축하려는 등 온라인 식료품 시장 점유율 확보를 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사진=글로벌경제신문 DB)
롯데백화점.(사진=글로벌경제신문 DB)

■ 혁신적인 롯데百, 수도권 내 '연매출 2兆' 점포 2곳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2곳의 백화점이 연매출 2조원을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 롯데백화점 잠실점이 지난해 2조원 후반대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롯데월드몰에 편입한 후 백화점과 에비뉴엘 잠실점(명품관), 월드몰이 시너지를 낸 결과다. 롯데백화점 측은 올해 잠실점의 연매출이 3조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이 함께 운영 중인 에비뉴엘 잠실점도 명품관 단일점포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선 점포로 기록될 전망이다.

또 롯데백화점 본점은 강북권 최초로 연매출 2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백화점 측은 지난달 30일 기준 본점 매출이 2조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롯데쇼핑·신세계·현대백화점·한화갤러리아·AK백화점 등 국내 주요 백화점 업체가 운영 중인 전국 70여개 점포 중 연매출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는 점포는 4곳(롯데백화점 잠실점·본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센텀시티점)에 불과하다.

업계는 롯데백화점의 선전 배경에 대대적인 리뉴얼을 통한 백화점의 고급화, 주변 상권과 연계한 대형 이벤트, MZ세대 고객을 유혹하는 다양한 팝업의 진행, 글로벌 인기 K패션 브랜드의 유치를 통한 외국인 관광객의 확대 등이 있었다고 분석한다.

이같은 롯데백화점의 행보는 '2023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백화점 TOP10' 선정의 기반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2월 28일 대륙간백화점협회(IGDS)가 진행한 '제14회 IGDS 글로벌 백화점 회담'에서 진행한 수상식에서 이같이 선정됐다.

IGDS 측은 롯데백화점 측이 잠실 롯데월드몰을 중심으로 '노티드 월드', '런던 베이글 뮤지엄', '마르디 메크르디' 등 이슈 브랜드 100여개를 새롭게 선보임과 동시에, 200개가 넘는 팝업으로 소비자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 것과 지난해 5월 '명동 페스티벌'을 통해 주변 상권과의 상생 노력, 9월 베트남 하노이에 문을 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등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사진=롯데쇼핑)
롯데백화점 잠실점.(사진=롯데쇼핑)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사진=롯데쇼핑)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사진=롯데쇼핑)

■ 온-오프라인 모두 '식료품 1번지' 지향

지난해 12월 28일, 롯데마트는 은평점을 업계 최초의 식료품 전문 점포인 '그랑 그로서리'로 새단장해 선보였다. 그랑 그로서리는 식품 특화 매장으로, 전체 면적의 90%를 식료품으로 채운, 전례 없는 포맷의 점포다. 

소비자는 총 44m에 달하는 '롱 델리 로드'에서 풍미소, 요리하다(키친·스시·그릴) 등 롯데마트 자체 브랜드(PB)가 선보이는 다양한 즉석 조리 식품을 경험할 수 있다. 또 식품 특화존에서는 가공식품의 트렌드를, 글로벌 상품존에서는 해외 직소싱을 통한 각 국가의 식재료 및 조미료를 만나볼 수 있다.

이처럼 롯데가 식료품에 진심인 데에는 신선식품을 통해 마트와 슈퍼의 오랜 실적 부진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마트는 지난해 3분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적자에 시달리던 슈퍼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업계는 롯데가 2022년 11월부터 마트와 슈퍼를 통합 운영하면서 상품 소싱 업무를 통합한 것이 신선식품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주효했고, 이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그로서리 전문 매장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분석한다.

그랑 그로서리 매장으로 재탄생한 롯데마트 은평점.(사진=롯데마트)
그랑 그로서리 매장으로 재탄생한 롯데마트 은평점.(사진=롯데마트)

롯데의 그로서리 혁신은 온라인에서도 진행 중이다. 롯데는 2032년까지 온라인 식료품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오카도와 파트너십을 맺고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 통합솔루션을 적용한 첨단 자동화 물류센터인 '고객 풀필먼트 센터(CFC)'를 2030년까지 전국에 6곳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1조원을 투자한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2월 5일 부산에서 CFC 착공식을 개최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데이터 및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수요 예측과 재고 관리부터 상품 피킹과 패킹, 배차까지 모든 과정이 자동화돼 제품 관리와 배송 효율성을 높인 부산 CFC는 상품 구색을 4만5000여종으로 늘리고, 배송 처리량도 하루 3만여건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가 끝나는 오는 2025년 말부터는 부산과 창원 등 경남지역 230만여가구에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롯데쇼핑 오카도 부산CFC 조감도.(사진=롯데쇼핑)
롯데쇼핑 오카도 부산CFC 조감도.(사진=롯데쇼핑)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백화점 실적이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가운데, 국내 할인점(대형마트)와 슈퍼 역시 통합 소싱 효과가 나타나며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며 "내년에는 슈퍼와 마트 건의 물류 통합을 진행하면서 추가적인 수익 개선이 전망된다"고 분석했다.